2026년 06월 24일(수)

"설탕값 무서워 못 먹는다"... 커피·초콜릿·과자 가격 도미노 인상 우려

세계 2위 설탕 수출국인 인도가 엘니뇨 현상에 따른 사탕수수 생산 감소와 에탄올 수요 급증으로 인해 최소 3년 간 설탕을 수출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22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인도의 설탕 수출 전망이 어둡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도 경제수도 뭄바이의 글로벌 농산물 무역업체 메이어 커모디티즈 인디아의 라닐 샤이크 대표는 "몬순 강우량이 예보대로 적으면 사탕수수 재배가 어려워져 인도는 앞으로 최소한 3년간 설탕을 수출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샤이크 대표는 설탕 수출 1위 브라질과 3위 태국도 엘니뇨 영향으로 사탕수수 수확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GettyImages-2224298451.jpg인도 카르나타카주 한 마을에서 농부가 사탕수수를 수확하고 있다 / GettyimagesKorea


인도에서는 6월에 시작돼 3개월 지속되는 몬순(우기) 강우량이 올해 엘니뇨 때문에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보됐다. 예보대로 설탕과 에탄올의 원료인 사탕수수 수확량이 줄어들면, 인도의 설탕 수출 감소로 이어져 글로벌 설탕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


실제로 이달 들어 인도에 내린 비의 양은 평년 대비 40% 이상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농민들은 사탕수수 재배를 미루거나 아예 다른 작물을 대신 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당국은 2022∼23 회계연도(2022년 4월 개시) 이전 5개 사탕수수 시즌에 평균 680만t의 설탕을 수출했다. 이는 전세계 수출량의 약 10%를 차지하는 규모다. 인도의 사탕수수 시즌은 파종에서 수확까지의 기간인 10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를 말한다.


그러나 인도 정부는 올해 들어 설탕 80만t을 수출한 뒤 이번 시즌이 끝나는 오는 9월 30일까지 추가 수출을 금지했다. 인도 설탕 수출업체들은 정부의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정부는 보통 시즌 단위로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정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인도 정부의 한 장관은 지난달 설탕 제조업계에 국내 수요를 우선시하고 수출을 위한 로비를 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인도 당국은 이번 사탕수수 시즌에 3천95만t의 설탕이 생산될 것으로 당초 예상했으나, 생산량 예측치를 연평균 소비량 2천850만t보다 적은 2천790만t으로 낮췄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에 따라 설탕 재고량은 다음 시즌이 시작되는 오는 10월 1일쯤 약 350만t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샤이크 대표는 이는 30여년 만에 최저치라고 설명했다.


설탕 생산량 감소를 가속화하는 또 다른 요인은 에탄올 혼합 차량 연료 정책이다. 인도 당국은 수입 원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사탕수수로 설탕 대신 에탄올을 만들어 에탄올 혼합 차량 연료 제조에 이용하는 방안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에탄올 혼합 차량 연료 수요가 증가하면서 에탄올 수요량이 현재 120억∼130억 리터에서 2039∼40 회계연도엔 두배 이상인 약 300억 리터로 급증할 수 있다. 업계는 향후 자동차 생산업체들도 에탄올 혼합 연료를 쓰는 자동차를 생산하면서 에탄올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인도 내 최대 자동차 생산업체인 마루티 스즈키는 최근 인도 최초의 에탄올 혼합 연료 승용차를 출시했다. 정부와 업계 소식통들은 이런 추세라면 인도는 결국 엘니뇨에 따른 사탕수수 생산량 격감으로 설탕을 수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도는 지난 2015년 엘니뇨로 인한 가뭄에 사탕수수 생산량이 크게 줄어 2016∼17 및 2017∼18 회계연도에 설탕을 수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