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22일(월)

"반도체 번 돈 집값 올리면 안 돼"...정부 '초강경 세금 카드' 꺼냈다

정부가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주택 보유세와 양도소득세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투기 심리가 확산되기 전에 세제를 정상화해 집값 급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21일 정치권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 달 발표 예정인 세제개편안에 주택 보유세 및 양도세 강화책을 대거 포함할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보유세 인상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의 보유세가 대체로 낮다. (집을) 많이 사모아도 부담이 별로 없다"며 "서구 선진국이 하는 만큼의 보유 부담을 갖게 하는 게 맞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 / 뉴스1이재명 대통령 / 뉴스1


청와대 김용범 정책실장도 같은 입장을 보였다. 반도체 산업의 실적 호조로 생긴 구매력이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 정책실장은 20일 페이스북에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상승률 3.8%와 국내총소득(GDI) 상승률 13.2%의 격차가 9.4%포인트에 달한다며 국민의 실질 구매력이 큰 폭으로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김 정책실장은 "상반기 실적이 확정되고, 성과급 규모가 가시화하면 사람들 마음속에 조금씩 확신이 자리 잡기 시작할 것"이라며 "명품 소비가 살아나고, 선호 지역의 부동산 매수 심리도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과거를 돌아보면 이런 돈은 결국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는 경향을 반복해 왔다"며 "반도체가 벌어온 국부가 부동산 불로소득으로 흡수되고, 성장의 과실이 소수에게만 집중된다면 이번 호황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김 정책실장은 "세금을 내고도 남는 장사라는 확신이 생기면 어지간한 규제로 역부족일 수 있다"며 "이번에는 빚을 내는 사람이 아니라 현금을 가진 사람이 움직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유세와 양도소득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고 옳은 방향이다. 부동산 과세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 뉴스1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 뉴스1


청와대가 7월 세제개편안을 앞두고 잇따라 메시지를 내놓자 정치권과 정부 내부에서는 보유세·양도세 강화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이 다주택과 비거주 1주택 등 투기 수요를 겨냥하고 있는 만큼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상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비거주 1주택에 대한 보유세도 강화될 전망이다.


양도세는 지난달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된 이후 후속 조치로 비거주 1주택자 등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등이 검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