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따뜻하게 보관하려던 용기가 누군가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실명의 위협이 됐다.
지난달 30일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서모스(Thermos)사의 '스테인리스 킹 푸드 자'와 '스포츠맨 푸드 앤 베버리지 보틀' 등 제품 820만 개에 대해 대대적인 리콜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용기 마개가 갑자기 튀어나와 사용자를 타격했다는 보고가 27건 접수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피해자 중 3명은 '영구적인 시력 상실'이라는 심각한 부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리콜 대상은 '스테인리스 킹 푸드 자'와 '40온스 스포츠맨 푸드 앤 베버리지 보틀', '24온스 스테인리스 킹 푸드 자' 등 세 가지 모델이다.
Thermos
이 제품들은 타겟과 월마트, 아마존 등 대형 유통업체와 서모스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수년간 광범위하게 판매됐다.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은 압력 조절 장치가 없는 마개 설계에 있다. 부패하기 쉬운 음식이나 음료를 밀폐된 용기에 장시간 보관할 경우 내부에서 가스가 발생하게 된다. 압력을 안전하게 배출할 방법이 없는 상태에서 뚜껑을 열면 축적된 가스 압력에 의해 마개가 강한 힘으로 튕겨 나가면서 충격과 열상 위험을 초래한다.
음식이 발효되면서 가스가 생성되는 자연스러운 현상과 설계 결함이 만나 예기치 못한 폭발로 이어진 셈이다.
겉보기에 멀쩡해 보이는 음식이라도 냉장 보관 없이 밀폐된 환경에 오래 두면 발효가 시작될 수 있어 샴페인 코르크가 터지는 것과 유사한 위험이 상존한다.
서모스 측은 결함이 있는 제품 사용을 즉시 중단하고 회사에 연락해 모델에 따라 압력 조절 기능이 있는 교체용 마개나 새 제품을 받으라고 권고했다. 교체품 배송에는 정보 확인 후 약 7주에서 9주가 소요될 예정이다.
Thermos
온라인에서는 이번 리콜을 두고 제품 오용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한 레딧 사용자는 "리콜 공지에도 음식을 장기간 방치했을 때 발생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사람들이 제품을 잘못 사용했는데 왜 회사가 리콜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적었다.
엑스(X)의 한 이용자는 "음식이 부패해 가스가 찰 때까지 방치했다가 뚜껑을 열면서 얼굴을 들이미는 것은 지능의 문제"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자연선택설이 우리 남은 음식을 가지고 장기전을 치르는 것 같다"는 의견도 제기됐지만 제조사는 안전 장치 미비라는 제품 결함을 인정하고 수습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