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생 고등학생들이 하루 평균 6시간 이상 스마트폰과 PC를 사용하면서도 자신의 미디어 기기 이용 수준을 정상 범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학부모들은 자녀의 미디어 기기 중독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어 세대 간 인식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육아정책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한국아동 성장발달 종단연구 2025'에 따르면, 현재 고등학교 3학년인 2008년생 청소년 1천2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이들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PC 이용 시간은 6.02시간으로 집계됐다고 16일 교육계가 전했다.
성별로 살펴보면 남학생의 미디어 기기 사용 시간이 6.20시간으로 여학생(5.84시간)보다 다소 길었다. 사용 목적에서도 성별 차이가 확연했는데, 여학생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1.65시간을 할애한 반면 남학생들은 게임에 1.62시간을 투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주목할 점은 고등학생들의 자기 인식과 실제 사용 시간 사이의 괴리다. 스마트폰 중독 관련 설문에서 응답자의 86.3%가 자신을 '스마트 기기 일반 사용자군'으로 분류했다. '잠재적 위험 사용자군'이라고 답한 비율은 12.5%, '고위험 사용자군'은 1.2%에 그쳤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시각은 완전히 달랐다. 학부모 1천200여명을 대상으로 한 동일한 조사에서 자녀가 스마트폰 중독 고위험군이라고 인식하는 비율이 36.7%에 달했다. 이는 고등학생 본인들의 응답률보다 30배 이상 높은 수치다. 자녀를 스마트폰 일반 사용자군으로 보는 학부모는 54.6%에 머물렀다.
고등학생들의 신체활동 부족 현상도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났다. 7일간 한 번에 30분 이상 실내외 신체활동을 한 경험에 대한 질문에서 응답자의 24.8%가 '하루도 없다'고 답했다.
고등학생 4명 중 1명은 일주일 내내 운동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일주일에 단 1번만 운동했다는 응답도 14.3%를 기록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실제로 고등학생들이 스포츠나 집 밖 활동에 투자하는 시간을 보면, 주중에는 일평균 1.13시간, 주말에는 1.59시간에 불과했다. 이는 영상 시청 시간인 주중 1.38시간·주말 2.50시간이나 게임 시간인 주중 1.27시간·주말 2.17시간보다도 적은 수준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고등학생들이 미디어 기기 사용에 하루의 4분의 1을 소비하면서도 이를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학부모와 자녀 간 미디어 기기 사용에 대한 인식 격차가 상당하다는 점도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