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자 붙잡고 경광봉 흔들어 2차 사고 막은 고속도로 '원더우먼'의 정체
지난달 일산대교에서 사고를 낸 음주운전자를 붙잡고 경광봉을 흔들어 2차 사고를 막은 '고속도로 원더우먼'의 정체가 드러나 화제다.
[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고속도로를 비틀거리며 주행하는 차량을 끝까지 주시하며 쫓아가 차량이 멈춰선 1차선에서 2차 사고 예방을 위해 한 손으로는 경광봉을 흔들고 다른 손으로는 술 취한 운전자를 보호한 '원더우먼'의 정체가 공개됐다.
지난 14일 경찰청 유튜브 계정에는 '고속도로 1차선에서 경광봉을 흔드는 원더우먼의 정체는?'이라는 제목으로 영상이 올라와 많은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은다.
공개된 영상에는 고속도로 위 비틀거리며 주행하는 한 차량이 보인다. 주변에 있는 차들도 위협을 느낀 듯 멈췄다 섰다 하는 모습이다.
가드레일을 받을 듯 위태롭게 주행하던 차량은 고속도로 1차선에서 멈춘다. 차에서 내린 운전자는 비틀거리며 2차선으로 향했다. 운전자뿐만 아니라 다른 차들도 위험할 수 처할 수 있는 상황이 펼쳐졌다.
이때 한 여성이 차를 세우고 달려와 운전자를 붙잡았다. 그리고 운전자를 1차선 안쪽으로 옮겼다. 여성의 손에는 경광봉이 있었다. 주변에 위급상황을 알리고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열심히 흔들었다.
이 영상은 지난달 경기도 일산대교에서 찍힌 차량 블랙박스 영상이다. 고속도로에서 음주운전 차량을 발견하자 적극적인 대처로 2차 사고를 막은 시민의 모습이 담겨 있다.
신고 여성 A 씨는 운전 중 비틀거리는 차량을 발견하자 바로 112에 전화해 신고했다. "음주운전을 하는 것 같다"면서 앞 차량의 상태와 현재 위치를 자세히 설명하며 계속해 따라갔다.
차량이 멈추고 운전자가 내리자 A 씨는 위험한 상황임을 직감했다.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직접 차에서 내려 현장을 지켰다. 그는 한 손은 운전자를 붙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경광봉을 흔들었다.
A 씨의 신속한 신고와 정확한 위치 공유로 경찰은 빠르게 출동할 수 있었다. 경찰이 음주 측정한 결과 운전자는 면허정지 수치의 음주 상태였다. 운전자는 경찰서로 이동해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A 씨는 상황이 정리된 후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경광봉까지 흔들며 사고를 막기 위해 나선 A 씨의 정체는 경찰관이었다.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역학조사 지원근무를 한 후 퇴근하던 길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평소 사고 예방을 위해 자신의 차량에 경광봉 등 안전장비를 챙겨서 다닌다고 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직업의식이 투철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경찰", "위험천만한 곳에서 본인 목숨 걸고 다른 운전자들까지 모두 구한 것이나 다름없다", "퇴근길에 피곤했을 텐데 음주운전 알아보는 눈썰미와 적절한 대응까지 대단하다"면서 신고자에게 박수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