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남성과 고교생들의 시비가 벌어진 의정부시 민락2지구 중심상가 광장 일대 / 뉴스1
[인사이트] 조세진 기자 = 경기 의정부시에서 귀가하던 30대 남성을 집단 폭행해 사망케 한 고교생들의 엄벌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온 가운데, 해당 사건을 반박하는 증언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경찰과 언론 등에 따르면 30대 남성을 폭행한 고등학생의 친구라고 밝힌 10대 여학생의 글이 온라인에 올라왔다.
자신을 해당 사건에 연루된 고등학생의 친구라고 밝힌 A씨는 '숨진 30대가 먼저 시비를 걸었다'라는 취지의 반박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다들 상황을 정확히 몰라서 그런 것 같은데 내 친구들이 민락2지구 광장에 몰려 있었고, 고인이 술 취한 상태로 우산을 들고 와서 내 친구들 오토바이를 보고 멋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는 "친구들은 그냥 '네'라고 대답만 했는데 그분이 먼저 혼잣말로 욕하고 폭행해서 내 친구도 폭행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솔직히 내 친구가 더 맞았다. 주변의 내 친구들은 다 말렸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4일 오후 11시께 의정부시 민락동 번화가에서 30대 남성 B씨와 고등학생 6명 사이에 시비가 붙어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B씨가 크게 다쳐 쓰러져 의식을 잃었고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다음날(5일) 결국 사망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사건 현장에 있던 학생들은 서로 다른 학교에 재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고교생 6명 중 2명이 폭행에 직접 관여한 것으로 보고 이들을 폭행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또 다른 1명에 대해서도 폭행에 가담했는지 조사 중이다.
앞서 B씨의 지인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지난 7일 경찰의 안일한 대응을 지적하며 가해자들의 엄벌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을 올렸다.
청원인은 "술에 취한 성인에게 상습적으로 시비를 걸어 사망에 이르게 한 이 고등학생 무리들의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이 이뤄져야 한다"며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청원 내용에는 10대들이 평소 상습적으로 고의로 어른들에게 시비를 걸었다고 추정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B씨와 학생들간의 주먹다짐이 벌어진 과정과 자세한 경위에 대해서는 고인의 명예와 유족들의 아픔을 고려해 자세히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