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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사장으로 승진한 아버지는 입사 지원한 아들을 탈락시켰다

자기 아들마저 탈락시킬 정도로 공정하게 채용을 진행한 대기업 사장이 훈훈함을 자아낸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이별님 기자 = 각종 공기업에서 채용 비리가 있었던 사실이 연이어 드러난 가운데, 자기 아들마저 탈락시킬 정도로 공정하게 채용을 진행한 대기업 사장의 사연이 훈훈함을 자아낸다.


최근 강원랜드를 비롯한 각종 공기업에서 부정 청탁 채용 비리가 있었음이 드러나 여론이 들끓고 있다.


앞서 지난해 한 매체는 2013년 강원랜드에 입사한 신규 직원 518명이 전부 부정 청탁으로 채용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특히 이 같은 대규모 부정청탁 채용 비리에 현역 국회의원까지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공기업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곳인 만큼 채용과정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해 타 기업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


하지만 강원랜드는 기업에 모범을 보이기는커녕 '부정 채용 비리'의 온상이 돼 많은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특히 청년들의 실망감은 더욱 컸다. 공기업과 같은 '꿈의 직장' 입사하기 위해서는 소위 '빽'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이번 사건으로 입증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기 아들마저 탈락시킬 정도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채용을 진행한 대기업 사장의 이야기가 올라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bank


자신을 대기업 자회사 사장의 아들이라 소개한 누리꾼 A씨는 아버지를 자랑하고 싶다며 사연을 공개했다.


A씨는 "아버지 회사는 취업준비생이라면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직장"이라며 자신 역시 아버지 회사에 이력서를 지원했었다고 이야기의 운을 뗐다.


'빽'으로 입사하기 싫었다던 A씨는 아버지 회사에 입사 지원한 사실을 그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회사 사장인 아버지는 아들이 자신의 회사에 이력서를 제출했다는 사실을 금방 알아챘고, 어느 날 아들에게 "공채를 썼냐"고 물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bank


A씨는 "그렇다"라고 대답하면서도 아버지가 자신을 채용하기 위해 회사에 압력을 넣을까 봐 "절대 인사팀에 말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그러면서도 A씨는 내심 아버지가 자신의 입사를 신경 써주길 바랐다.


A씨의 말을 들은 아버지는 "떨어지면 창피해서 어쩌려고 그러냐"고 그를 타박했다. 


그의 우려 및 기대와는 달리 아버지의 머릿속엔 아들을 '빽'으로 입사시키겠다는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bank


아버지의 타박에 A씨는 내심 부정 채용을 기대했던 자신이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동시에 아들에게까지도 공정한 잣대를 들이대는 아버지에게 존경심을 느끼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후 진행된 채용에서 A씨는 서류심사서부터 탈락하게 됐다. 문과 계열을 전공한 A씨가 이공계생을 우대하는 아버지 회사에서 탈락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아버지 회사에서 탈락한 A씨는 이후 '빽'이 아닌 스스로의 노력으로 원하는 직장에 입사하게 됐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bank


현재 A씨는 기술영역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요즘 세상에도 공정함을 잃지 않는 아버지가 정말 자랑스럽다"며 "스스로 원하는 직장에 취직해 부모님의 마음을 편하게 해드린 거 같다"며 사연을 마무리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많은 청년들은 강원랜드 등 각종 채용 비리로 얼룩진 공기업들이 A씨의 아버지를 본받아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공기업마저 지키지 못한 '공정 채용'을 대기업이 앞장서서 지키고 있다는 A씨의 사연이 강원랜드 사건으로 절망한 청년들에게 다시 희망을 주고 있다.


'518명' 강원랜드 최종합격자 모두 '청탁'으로 들어갔다지난 2012년과 2013년 강원랜드 신입사원 합격자 전원이 취업 청탁 대상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취업 안되는 것도 서러운데…" 취준생이라면 공감하는 '현타' 오는 순간취업 준비 중 유난히 스스로의 처지가 더 처절하게 서러웠던 순간들을 떠올려봤다.


이별님 기자 byul@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