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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 남기고 자살 기도한 여군 하사에 대한 육군의 공식 입장

부대 내에서 성희롱과 인격 모독에 시달리던 여군이 자살을 기도한 가운데 육군이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부대 내 성희롱·인격 모독 등에 시달리던 여군이 유서를 남기고 자살을 시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태를 파악한 육군은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현재 군 수사기관이 면밀히 조사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지난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군인 친구의 유서를 꼭 읽어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친구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제 친구는 지난 12월 27일 이 유서를 메일에 남기고 자살시도를 했다"고 설명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다행히 경찰 신고가 빠르게 이루어진 덕에 친구는 목숨을 잃지 않았지만, 유서에 남아있던 부대 내 차별과 성희롱은 끔찍한 수준이었다.


자살을 시도한 B씨는 유서에서 "어디서부터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부디 제 선택이 언제나처럼 뒤에서 안줏거리가 되지는 않았으면 한다"고 운을 뗐다.


그리고 부대 간부들에게 당했던 폭언과 차별, 성희롱 등을 폭로했다.


B씨에 따르면 해당 부대 간부들은 그에게 "여군 받기 싫어 죽겠다"라거나 "맨다리를 보면 병사들이 흥분하니 반바지를 입지 말라" 등 막말을 서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회식 자리에서는 맥주와 소주를 1:1 비율로 섞어 마시라고 강요하기도 했다.


B씨가 이를 거절하면 "군 생활을 못 하네" 등의 말로 압박하기도 했다.


특히 B씨의 남자친구였던 하사 C씨를 불러 놓고 "잠자리를 가졌냐"고 묻거나 병사들에게 "B씨와 친하게 지내지 말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B씨는 부대 간부들로부터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말과 행동을 당했다고 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해당 글이 온라인상에서 큰 파문을 일으키자 사태를 파악한 육군은 발 빠른 수습에 나섰다.


5일 육군은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육군은 온라인에 게시된 '여군인 내 친구의 유서를 읽어주세요' 제목의 글에서 제기된 사항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게시자 글의 당사자인 여군'의 심리적 안정과 보호를 위해 최우선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하였고, 현재 군 수사기관이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육군에 따르면 글이 올라온 3일 사실을 인지한 군은 여성 전문상담관 2명을 파견해 상담을 진행한 후 본인의 희망에 따라 소속부대와 보직을 변경했다고 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리고 다음 날인 4일 전문상담관을 추가로 보낸 데 이어 원하는 날에 위로 휴가 조치와 종합심리검사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군은 유서에 적힌 가해자들에 대해서 상급부대 수사기관의 조사를 거쳐 엄정히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직속 상관에게 성폭행당해 스스로 목숨 끊은 여군 대위자신의 부하 여군을 성폭행해 자살하게 만든 현역 해군 대령이 징역 17년을 선고받았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