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부처별 업무보고를 생중계로 진행하는 방식을 두고 상반된 시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부터 각 부처 업무보고를 진행하며 장관과 기관장들에게 정책 세부사항을 직접 질문했습니다. 준비 상태가 미흡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거침없는 지적도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전면 생중계되면서 대통령의 정책 방향과 각 부처의 준비 수준이 국민들에게 실시간으로 노출됐는데요.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지난 11일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 관련 논의에서 이 대통령은 "제재가 너무 약해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고 개인정보위원회는 즉시 매출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온라인 상에서 실시간으로 업무보고 과정을 지켜본 시민들은 답변에 어려움을 겪는 장관이나 기관장을 보며 '사이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 같은 장면이 반복됨에 따른 부작용을 걱정하는 시각도 존재했습니다. 대통령의 질문과 반응이 실시간으로 중계되면서 정책의 맥락이나 구조적 제약보다는 '호통'과 '질타' 같은 자극적 순간만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와 함께 관료들이 정책의 실현 가능성이나 부작용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보다는 대통령의 반응을 의식하는 데 치중할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지난 12일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에 대한 공개 질책은 이러한 논란을 집약적으로 보여줬습니다. 이 대통령은 외화 불법 반출 대응과 이집트 공항 개발사업 진행 상황을 묻는 과정에서 "업무 파악이 제대로 안 돼 있는 느낌"이라며 강하게 질책했습니다.
관가에서는 윤석열 정부 시절 임명된 기관장에 대한 공개적 퇴진 압박이라는 해석까지 나왔습니다.
이 사장이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통령의 해법대로 하면 공항이 마비된다"고 반박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됐습니다.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 뉴스1
한편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오늘(16일)부터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을 시작으로 산업·안보·외교·사법 부처까지 전 부처 업무보고를 순차적으로 진행합니다. 특히 정부 개혁의 핵심 대상으로 거론되는 검찰청 업무보고가 예정돼 있어, 또 다른 '공개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대통령실은 생중계 방식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정책 보고 자리가 공개 감사장으로 변질될 경우 남는 것은 보여주기식 대응뿐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대통령의 생중계 업무보고가 행정 혁신의 전환점이 될지 아니면 정치적 이벤트로 소모될지는 2주차 일정에서 더욱 명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