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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고문기술자 이근안 "'교회 목사'로 활동하며 과거를 참회했다"

인사이트영화 '남영동 1985'


[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서울특별시 용산구 남영동. 지하철 4호선 숙대입구역 6번 출구로 나서면 분주한 주말의 남영동이 보인다.


전쟁기념관, 용산 곤충파충류체험전 등이 위치해 있으며 숙박업소, 식당이 즐비하다.


그곳은 오늘도 주말을 즐기며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시민들로 분주하다.


불과 30여 년 전만 해도, 정치군인의 전투화가 대한민국 사회를 짓밟던 시절이었다. 그 당시 남영동은 지금과 사뭇 달랐다.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당하는 사람들의 빛바랜 곡성(哭聲)만 울려 퍼지는 곳이었다.


인사이트영화 '남영동 1985'


신군부는 장기집권을 꿈꾸며 정권의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하며 가파른 역사의 강을 건너려던 시민들을 탄압했다.


권력의 앞잡이는 당당했다. 정권을 부정하는 불순세력을 뿌리 뽑는 행동이 '애국'이 아니고 무엇이냐는 주장이다.


이근안. '고문기술자'로 악명 높았던 이근안의 말이다.


그는 학생운동,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사람들을 납치해 남영동 대공분실에 감금하며 반인륜적인 고문을 일삼던 조직의 수장이다.


최근 개봉한 영화 '1987'을 비롯해 '남영동 1985', '변호인' 등 숱한 작품에서 이근안의 악행이 그려졌다.


인사이트영화 '남영동 1985'


잠 안 재우기와 물고문, 전기고문은 기본이었다. 이근안이 직접 개발한 고문인 '볼펜심 고문', '통닭구이', '관절 뽑기' 등 끔찍한 고문이 이어졌다.


사람들은 치를 떨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한 감정을 감출 수 없었다.


어떻게 저런 행동을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한단 말인가.


이근안은 "지금 당장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똑같이 일할 것이다. 당시 시대 상황에서는 그것이 애국이었으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고문도 하나의 예술이라고 주장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이근안은 언제나 읊조렸다. "세상이 바뀌면, 그때 날 고문하세요".


그렇다. 세상이 바뀌었다. 박종철고문치사사건 이후 故 이한열 열사의 최루탄 피격, 또 다른 고문 피해자 故 김근태 의원의 고발 등이 이어지며 '6월 항쟁'에 불을 지폈다.


신군부 정권이 무너진 이후 지난 1988년부터 이근안은 수배를 받아왔고, 10여 년 동안 수사망을 피해오던 그는 지난 1999년 10월 자수하며 고문 사실을 일부 시인했다.


결국 지난 2000년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7년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된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출소 이후 이근안의 행보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그는 지난 2008년부터 한 개신교 분파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정식 목사로 활동했다. "회개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근안은 '고문기술자 이근안의 고백'이라는 책도 냈다. 잘못을 뉘우치고 과거를 반성하고 있다는 내용의 자서전이었다.


과연 그는 진심으로 반성하고 참회했을까.


故 김근태 의원의 자서전에 따르면 이근안과 다시 마주했을 때, 이근안은 故 김근태 의원에게 울면서 용서를 구했다.


인사이트MBN 뉴스


이에 대해 故 김근태 의원은 "이근안의 울음이 너무 가식적이어서 도저히 용서해줄 수 없었다"라고 고백했다.


또한 이근안은 설교 중 故 김근태 의원을 고문했던 일화를 꺼내면서 "건전지로 전기 고문한다고 겁을 줬더니 빌빌거리더라"고 비웃었다고 한다.


지난 2011년 목사직을 박탈당하고 교단에서 쫓겨난 이근안은 지금도 "고문은 예술이다"라고 말하며 자신을 '애국자'라고 말한다.


목사로 활동하고, 참회록을 펴내면 모든 과오를 용서받을 수 있다고 믿었던 이근안.


그런 그에게 사람들은 묻는다. 누가 당신의 죄를 사하였는가.


영화 '1987' 고문기술자가 직접 개발해 써먹은 5가지 고문어떻게 하면 사람이 더 고통을 느끼는지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영화 '1987' 고문기술자 실제 인물, "나는 돌아가도 똑같이 할 것이다"영화 '1987'이 흥행하면서 당시 고문 기술자로 악명을 떨쳤던 실존 인물 이근안의 발언이 화두에 오르며 공분을 사고 있다.


김연진 기자 jin@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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