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토)

"사고 당할 뻔한 아이 구해줬다가 '콜롬비아 새X'라고 들었어요"

인사이트밑에 깔린 남성이 A씨 / Facebook 'Leo Mendoza'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한 어린이의 교통사고를 막은 외국인 부부가 보호자로부터 감사의 말이 아닌 오히려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들었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부산연제경찰서와 A씨의 페이스북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4시 50분께 부산의 한 대형마트에서 A씨 부부와 B씨 가족 간에 다툼이 벌어졌다.


당시 B씨의 손자가 마트 주차장에서 뛰어다니는 것을 본 A씨 부부는 아이가 차량에 부딪힐 것을 우려해 "멈춰"라며 고함을 질렀다.


그러자 B씨가 "왜 고함을 지르냐"며 항의했고, 그 과정에서 두 사람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A씨는 B씨가 "왜 너희가 우리한테 신경쓰나? 이 아이는 너희 아이가 아니다"고 말하며 "개XX" 등의 욕설을 했다고 전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다. 하지만 B씨는 되려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하기 시작했고 이에 대해 A씨는 "경찰이 이를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A씨를 폴란드 출신으로 착각한 B씨는 "폴란드 새X"라고 욕하다가 국적이 확인되자 "폴란드보다 못사는 나라잖아. 콜롬비아 새X야"라는 발언도 내뱉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도 B씨가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다는 A씨는 "경찰이 이를 제대로 막지 않았다"며 "한국인과의 대립을 피하세요. 절대 타인의 삶에 개입하지 마세요. 타인을 도와주려고도 하지 마세요"라고 당부했다.


A씨의 주장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현장 출동과 조사 과정에서 인종차별 발언을 하지 말 것을 A씨에게 요구했다"며 "오해가 발생한 부분에 대해 사과했다"고 밝혔다.


한편 A씨와 B씨는 폭행 혐의로 현장에서 함께 연행됐으며 두 사람은 조사를 받은 후 당일 오후 8시께 풀려났다.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을 상대로 좀 더 조사를 진행해 별다른 혐의가 없으면 형사 입건은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