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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수급 70대 독거노인 숨진 채 발견…“자살 추정”

17일 서울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중구 신당동에 있는 다가구주택에서 혼자 살던 정모(72)씨가 방안에 쓰러져 있는 것을 공익근무요원 신모(21)씨가 발견, 119에 신고했다.


ⓒ sbs

기초생활수급자로 혼자 살던 7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7일 서울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중구 신당동에 있는 다가구주택에서 혼자 살던 정모(72)씨가 방안에 쓰러져 있는 것을 공익근무요원 신모(21)씨가 발견, 119에 신고했다.  

인근 복지관에서 근무하는 신씨는 평소 일주일에 다섯 번씩 정씨의 집을 주기적으로 방문, 도시락을 배달해왔다.  
 
발견 당시 정씨의 복부와 흉부 사이에는 흉기에 한차례 찔린 흔적이 있었다. 집안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외부 침입 흔적이 없고, 흉기 사용을 주저한 흔적 등이 있는 점으로 볼 때 신병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숨진 지는 하루 이틀 정도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2012년 9월 4∼5평 규모의 단칸방에 이사 왔으며 이웃들과 왕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아 출신인 그는 40대가 돼서야 호적을 취득했으며, 결혼하지 않고 자식도 없이 평생 홀로 살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공공근로 등으로 생계를 해결하다 기초생활수급자가 된 뒤로는 국가에서 매달 50여만원을 지원받아 생활해왔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지난주에 쌀도 갖다 드리고 전화통화도 몇 차례 했는데 반가워하시는 등 별다른 이상 징후는 느끼지 못했다"며 "건강 상태가 좋지 않고 가족도 없어서 평소 많이 찾아뵙고 신경 썼던 분인데 이런 일이 생겨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정씨를 담당하는 사회복지사는 경찰 조사에서 정씨가 생전에 고혈압과 당뇨합병증으로 힘들어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특히 정씨가 다리의 통증을 호소하며 주변에 "다리를 자르고 싶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주변 이웃들은 "그 집에 누가 산다는 것은 알았지만 얼굴을 본 적은 별로 없다"며 "며칠 전부터 정씨의 기침 소리가 유독 많이 들렸다"고 전했다.

경찰은 정씨의 시신을 부검하는 한편 주변 인물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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