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경주박물관
[인사이트] 배수람 기자 = 한반도에 발생한 역대급 지진이 경주 지역을 휩쓸었으나, 국립경주박물관에 보관된 소중한 문화유산들은 직원들의 사전대비로 그 피해가 비껴갔다.
지난 9월 12일 경주는 한반도 전체를 불안에 떨게 했던 규모 5.8 강진으로 곳곳이 무너지고 갈라지는 피해를 입었다.
두 차례 강진으로 한옥의 기와가 무너져 내리고, 다보탑과 첨성대 등 경주에 위치한 각종 문화유산이 크고 작은 피해를 입었지만 국립경주박물관에 보관 중인 국보·보물을 비롯한 유물들은 예외였다.

이는 그보다 앞선 7월 5일, 울산에서 일어난 규모 5.0의 큰 지진을 보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한 박물관 직원들의 선견지명 덕분이었다.
경주박물관의 이재열 연구사는 "(7월 5일) 당시에는 경주에 약하게 감지만 되는 수준이었으나 울산이 경주와 인접해 있어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인사이트에 전했다.
그러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비해야겠다는 판단으로 전 직원이 나서서 내부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7월 11일부터 8월 22일까지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직원들은 중요 문화재와 받침대가 높은 문화재 등을 중심으로 500여 점의 유물을 낚싯줄과 철사로 고정했다.
또한 기와지붕을 선택하는 경주의 지역적 특색과 관련해서는 "앞서 박물관 기와지붕을 교체하는 보수공사를 시행했다"며 "그때 부재료로 철사를 선택해 기와를 묶는 작업을 했는데 그게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국립경주박물관
혹시 모를 위험에 미리 대비한 덕분에 9월 12일 강진에 박물관은 건물 외부에 벽돌이 떨어지거나 유리창 2~3장이 깨지는 정도의 피해만 입었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과 각 지역 박물관들은 경주박물관의 모범적인 대처 사례를 검토해 자체 매뉴얼을 마련하고 주요 유물들을 고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배수람 기자 baeba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