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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학년 딸이 같은반 친구들에게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초등학생 친구에게 성추행을 당한 딸아이를 둔 아버지의 애끊는 청원 글이 보는 이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인사이트gettyimagesban


[인사이트] 정은혜 기자 = 초등학생 친구에게 성추행을 당한 딸아이를 둔 아버지의 애끊는 청원 글이 보는 이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지난 24일 다음 아고라에는 '경남 마산 모 초등학교 성폭력사건 일지입니다'라는 제목과 함께 자신을 피해자의 아버지라 밝힌 A씨가 쓴 글이 게재됐다.


A씨는 마산 모 초등학교 1학년 1반에 다니고 있는 딸 아이가 입학 직후인 3월부터 9월까지 7개월간 같은반 여학생 2명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딸은 가해자 2명에게 수개월간 화장실로 끌려가 소변 보는 모습을 공개해야 하는 수치심을 겪었다.


또 가해자들로부터 지속적으로 끌려 다니며 땀냄새가 난다는 놀림을 받거나 식당에서도 차례대로 먹지 못하게 하는 등의 왕따를 당했다.


이는 어린 딸에게 큰 상처를 남겼고, 딸은 현재 소변 장애와 심리적 불안함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딸 아이는 어느 순간부터 집에서 몇시간 씩 손톱을 물어뜯거나 혼자 수차례 화장실을 가면서 나오지 않는 소변을 보느라 애쓰고 화장실에서 눈물을 흘렸다"며 "딸아이가 이 사실을 말하기까지 7개월이 걸렸는데 다른 학교를 다니고 싶다고 할 때 어리광으로 생각했던 게 한탄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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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말하는 더 큰 문제는 학교와 교육청의 대처였다.


이 사건을 알게된 후 담임 교사에게 말을 했지만 가해자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치 없이 피해자인 딸만 상담 선생의 상담을 받게 한 것이다.


가해 학생은 면담을 피하다가 겨우 "딱 한번 괴롭혔다"고 말했고, 이후 학교 측의 조처는 미적지근했다. 가해학생과 자리를 조금 띄워 앉게 하고 가해자 아이에게 2층 화장실을 사용하게 한 게 다였다는 것이다.


A씨는 "가해 학생 중 한 명의 부모가 해당 학교의 2학년 담임교사"라며 "교육청, 경찰청에 고소한 후 20여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해자 부모와 초등학교 측은 아무런 연락이 없다"며 답답해 했다.


그러면서 "모든 행정처리가 가해자 위주로 움직이고 있고 사건의 경중 또한 가해자 말만 듣고 피해자 가족의 말은 듣지 않은 채 따로 자치위원회를 여는 등의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다"며 울분을 토했다.


게다가 피해자가 학교에 며칠간 출석하지 않자 피해자 가족에게 '출석독촉통지서'를 보내는 등의 취급을 했다는 것이다.


A씨는 "아이가 혼자 덜덜 떨며 자신이 겪은 피해를 진술해야 하고, 피해자와 같은 공간에서 또다시 괴로워할 모습을 생각하면 너무나 괴롭다"며 "몸과 마음이 너무 지쳐 죽고싶을 정도이지만 이번 일을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 직장도 접고 모든 것을 걸고 있다"며 서명을 촉구했다.


한편 해당 초등학교 교감은 인사이트에 "해당 사안은 절차에 따라 처리되고 있다"며 "현재 학교폭력대책지역위원회에 해당 사안이 넘어간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해 학생의 부모가 이 학교 2학년 담임이라 편의를 많이 봐주는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은 전혀 없으며 오히려 교직원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정은혜 기자 eunhy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