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 오늘, 백범 김구 선생을 죽인 '안두희'가 피살당했다

(좌)김구 (우)안두희 / 연합뉴스

[인사이트] 성보미 기자 = 1996년 10월 23일 오전 11시 30분경.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는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아파트에 난입한 자가 휘두른 몽둥이에는 '정의봉'이란 글자가 적혀 있었다. 그리고 그 몽둥이에 맞아 죽은 남성은 다름아닌 백범 김구를 총으로 쏴 죽인 암살범 안두희였다.

당시 살인범이 소지하고 있던 몽둥이 / 연합뉴스

1949년 당시 32살의 나이에 포병 소위였던 안두희는 백범 김구의 거처를 찾아가 다짜고짜 총격을 가했다.

4발의 총탄을 맞은 김구 선생은 그 자리에서 숨을 거뒀다.

복원된 김구 선생 암살 흔적 / 연합뉴스

재빨리 현장을 빠져나간 안두희는 이후 종신형을 선고받았으나 석달만에 15년형으로 감형됐고 2계급 특진까지 했다.

이어 6·25가 터지자 그는 포병 장교로 복귀해 전투에 참가했다. 제대 후에는 군납 공장 등을 운영하며 적잖이 큰 돈을 벌어들였다.

이러한 이유로 김구를 암살한 안두희에게 배후 세력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안두희 모습 / 연합뉴스

4·19 혁명 이후 신변의 위협을 느낀 안두희는 종적을 감췄으나, 그를 붙잡으려는 세력들이 계속해서 그의 뒤를 쫓았다.

마침내 1961년 서울에서 붙잡힌 안두희는 검찰에 끌려갔으나 공소 시효가 끝났다는 이유로 풀려났다.

4년 뒤 안두희는 목에 칼이 찔리는 참사를 당하는가 하면, 87년에는 버스 정류장에서 몽둥이로 맞기도 했으나 모두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김구 선생을 죽인지 47년 만에 안두희가 피살당하자, 일부 시민들은 "드디어 죗값을 치렀다"며 기뻐했으나 한편에서는 "김구 암살 사건의 진실이 안두희와 함께 땅에 묻혔다"며 슬퍼했다.

안두희를 살해한 박기서는 징역 3년을 선고받았으나, 각계에서 그를 구명하려는 노력끝에 1998년 3월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박기서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