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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이유라 기자 = 고려대 '페이스북' 비공개 그룹에서 여대생을 성희롱했다고 지목된 가해 학생들이 "부당하다"며 대자보를 부착한 사실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고려대학교에 따르면 지난 7일 성희롱 문제로 논란이 있었던 페이스북 비공개 그룹 '고추밭'의 운영자라고 밝힌 한 학생이 학내에 대자보를 붙여 억울한 심정을 밝혔다.
그는 대자보를 통해 "게시물 가운데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거나 여성 차별적으로 보일 수 있는 내용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반성한다"면서도 "그것만으로 우리를 성폭력 가해자로 지칭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게시물 중 학내 여학생들이 직·간접적으로 언급된 게시물은 7개뿐이었다"며 논란이 되고 있는 해당 발언을 공개했다.
공개한 발언은 "X반에는 괜찮은 애들이 좀 많은데 X반에는 애들이 너무 노답이라 너무 재미가 없어요. X반 꼬추들 파이팅", "왜 이렇게 XX과 여자애들은 안 설레죠?", "여자 선배와 밥약속 후 걸어가다가 소중이가 서버렸어요", "학우 여러분 우리 모두 XX(학번) 탑쓰리 뽑아봐요", "XXX 내꺼다. 건드리지 마라", "XXX 제꺼에요. 건드리면 사망인 거 아시죠?", "사실 XXX 학우를 좋아합니다" 등이다.
그는 "이와 같은 발언이 일상에서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며 성폭력 가해행위로 규정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본 고려대생들은 "이게 성희롱이 아니면 도대체 뭐가 성희롱이냐"며 이들의 대자보 내용에 대해 비판했다.
특정인을 상대로 직접 성적 발언을 한 것 외에 여성을 성적 대상화한 것 등도 성폭력이라는 주장이다.
최근 고려대학교에서는 '카카오톡'에 이어 '페이스북'에서도 여대생을 성희롱하는 사건이 연달아 터지면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해당 페이스북 성희롱 사건은 고려대 한 학과 학생 30여명이 '고추밭'이라는 이름의 페이스북 비공개 그룹에서 동료 여학생을 성적 대상화하고, 성희롱 발언과 함께 음란물을 공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문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