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정은혜 기자 = 다른 학생들은 밤새워 과제를 해가며 점수를 받은 수업에서 박근혜 대통령 측근의 딸은 출석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높은 점수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생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지난 16일 한겨레신문은 이화여대 생활환경관 건물에 붙은 대자보에 대해 보도했다. 대자보는 '정유라(대통령 측근 최순실의 딸) 씨와 같은 컬러플래닝과 디자인분반에 있던 학생'이라 자신을 소개한 학생 A씨가 썼다.

A씨는 "저는 컬러플래닝과 디자인 과제 때문에 수많은 밤을 새웠다. 저뿐만 아니라 이 수업을 수강한 모든 학생들이 겪었던 고통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노력 끝에 얻게 된 학점을 정유라 씨는 어떻게 수업에 한번도 나오지 않고 B 이상을 받아갈 수 있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A씨는 "그 어디에서도 정유라 씨 과제물을 본 적이 없이 없다", "교수님이 정유라 씨에 출석을 계속 부르면서 얘는 이미 F라고 말씀하시지 않았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수업과 과제를 해내기 위해 대학생들은 밤을 새우고 지친 몸을 이끌고 수업에 참여한다. 특히 실습 수업이 많은 디자인과 학생들은 과제를 해내기 위해 매일같이 밤을 새는 것으로 유명하다.

A씨는 "저는 제가 어제 두 눈으로 본 뉴스를 믿을 수 없었다"며 "교수님께서 이메일을 통해 정유라 씨에게 직접 과제물을 받았고, 학점을 부여하셨다고 인정하셨는데 토요일 보충 수업을 해도 모두 출석했던 저희의 노력에 어떻게 이렇게 배신을 하실 수 있냐"며 교수님들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한편 정유라 씨는 국제 승마대회 출전을 이유로 수업에 출석도 안하고 작품도 제출하지 않았지만 높은 점수와 함께 3학점을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불거지면서 지난 14일 정유라 씨의 리포트가 공개됐는데 리포트에는 말도 안되는 비속어와 오탈자가 쓰여 있어 보는 이들을 더욱 황당케 했다.

한겨레가 공개한 대자보

정은혜 기자 eunhy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