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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근이 ‘종북’을 말하다

차범근 전 해설위원이 인천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에 앞서 포털사이트 다음 ‘차범근의 따뜻한 축구’ 코너에 “‘北선수들 탄광행?’ 그래도 절대 양보할 수 없었다” 라는 글이 화제다.

ⓒ 연합뉴스

지난 2일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경기 중 하나였던 남자축구 결승전에 앞서, 포털사이트 다음 '차범근의 따뜻한 축구' 코너에 "'北선수들 탄광행?' 그래도 절대 양보할 수 없었다"라는 글이 화제다.

이 글에서 차범근 전 해설위원은 1978년 방콕 아시안게임 당시 선수로 뛰었던 ​남자축구 남북 결승전을 회고했다.

차 전 해설위원은 “1978년. 당시 북한은 우리에게 엄청나게 두려운 존재였다”며 “북한 자체가 두려운 것도 없지는 않지만 매주 '수사반장'이라는 티비극을 통해 보는 사건들은 누구라도 잠깐 사람 잘못만나면 간첩이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항상 심어줬다”며 글을 시작했다.

해당글을 통해 “지금 생각하면 우습고 재밌는 일이지만 당시는 그저 지면 큰일 나는 심각하기만 했던 90분”이라며 “승부차기까지 해서 우승팀을 반드시 가려내는 그런 시스템이 아니라서 우리는 사이좋게 공동우승을 할 수 있었다”고 기억했다.

이어 “만약에 어느팀이라도 졌다면 우리는 비난과 꾸중이, 북한은 '탄광행'이 기다리고 있을거라고 모두들 짐작하고 있었다”며 “이겨서 우승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지면 큰일난다는 생각이 훨씬 더 무겁게 우리를 눌렀다. 물론 그 와중에도 쟤네들은 지면 큰일인데....하면서 우리끼리 북쪽 선수들 걱정도 했던 기억이 난다”며 당시의 심경을 전했다.

그는 한국에 대해 “이제는 양쪽 모두 지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보다는 이겨야지 하는 생각이 더 클 것이다. 지극히 정상적인 모습”이라며 “북쪽 대표선수였던 정대세가 수원 삼성에서 골을 넣고 팬들과 함께 좋아하는 것은 물론이고 예능프로에 나와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주는 세상이 되었으니 참 많이 변했다”며 일침을 놓기도 했다.

글 후반부에는 “내가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너무나 넓은 범위의 사람들에게 종북이라고 부르는 것은 삼갔으면 하는 생각이 늘 컸다”면서 '종북'이라는 단어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북쪽체제를 좋아하면 과연 그 말을 하는 사람들은 좋을까? 이렇게 과격한 단어는 정말 선별해서 확인된 당사자들에게만 써야하는 단어라는 생각이 많았다. 두리뭉실 쓰기에는 너무 위험한 단어”라고 무분별한 종북몰이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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