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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숙식 조건으로 '동거녀' 구하는 한국 남성들

서울에서 방 한 칸 마련하기 힘든 요즘 자취방을 구하는 젊은 여성들에게 은밀한 유혹의 손길이 미치고 있다.

인사이트gettyimages
[인사이트] 정희정 기자 = 서울에서 방 한 칸 마련하기 힘든 요즘 자취방을 구하는 젊은 여성들에게 은밀한 '유혹의 손길'이 미치고 있다.


최근 부동산 중개 사이트 등에는 공짜로 숙식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젊은 여자에게 동거를 제안하는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자취방을 구하는 여성들에게는 방값을 받지 않거나 최소한의 공과금 정도만 받는 조건으로 동거를 제안하는 것이다.


실제 한 부동산 중개 사이트를 보면 서울 강남의 번화가에 위치한 최고급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20대 남성이 자신과 동거할 여성을 찾는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남성은 "방값, 관리비는 안받는다"며 "나와 함께 살 여성에게 개인공간과 침대, 파우더룸, 샤워룸 등을 모두 무료로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자신을 사업을 하는 남성이라고 설명했다.


황당하게도 이 남성은 "마음도 여유롭고 착하신 여자 분이면 좋겠다"며 여성의 사진과 연락처를 함께 요구했다.


인사이트gettyimagesbank


이렇듯 부동산 중개 사이트에서 노골적으로 젊은 여성에게 동거를 제안하는 남성들은 적지 않다.


다른 유명 부동산 중개 사이트를 보면 한 남성은 "오직 여성 룸메이트나 여성 하우스 메이트를 구한다"며 아파트 내부 사진과 함께 글을 게재했다.


이 남성은 강남역에 위치한 방 3칸 짜리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으며 매달 2백50만원을 월세로 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돈이 없더라도 걱정하지 마라"며 여성들을 안심시킨 뒤 여러 제안을 했다.


그는 "만약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로 하다면 한 달에 10만원만 내면 되고 나와 방을 같이 쓴다면 5만원만 내도 괜찮다"고 여성들을 유혹했다.


'룸메이트'는 방을 함께 사용하는 사람을 일컫고, '하우스 메이트'는 한 집에 살면서 식기나 화장실 등을 공유하는 사람을 말한다. 잠자리를 함께 하면 돈을 깎아주겠다는 어처구니 없는 제안이었다.


특히 이 남성은 "'여자친구' 같은 여성을 원한다"면서 "집 안에만 있을 때만이라도 '여자친구'와 같이 행동해주길 바란다"고 노골적인 요구 조건도 제시했다.


'여자친구'처럼 행동하는 것은 성관계를 암시하는 것 아니겠냐고 누리꾼들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인사이트gettyimages


해당 사이트는 부동산 중개 사이트로 한국인 뿐만 아니라 외국인도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를 의식한 듯 해당 남성은 "한국 여성이나 외국 여성 모두 좋다"는 것을 강조했다.


젊은 여성에게 동거를 제안하는 이러한 남성들의 특징은 집이 비싼 곳에 위치해 젊은 여성들이 쉽게 구할 수 없는 점을 노렸다는 것이다.


강남 지역의 경우 서울에서도 집값이 비싸기로 유명한데다가 모든 편리 시설이 갖춰져 있어서 많은 젊은이들이 살고 싶어하는 곳으로 꼽힌다.


이런 점을 이용해 남성들은 무료로 숙식을 제공하거나 최소한의 돈만 받는 등의 방법으로 젊은 여성들에게 유혹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문제는 아무런 의심 없이 동거에 응했다가는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동거를 제시한 남성이 누구인지 어떤 여성들이 이들의 집을 거쳐갔는지,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인사이트gettyimagesbank


남성들은 게시글에 자신의 요구 조건을 자세히 적지 않고 이메일이나 메신저 등으로 먼저 연락한 뒤 만날 것을 요구하고 있어서 여성들이 범죄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대부분 부동산 중개 사이트는 가입자들의 신상 정보를 자세히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성범죄자들이 악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무료로 숙식을 제공하는 대신 '여자친구'나 '동거녀'가 되어달라고 노골적으로 제안하는 남성들의 숨은 뜻이 무엇인지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런 어이없는 게시물을 근절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왜곡된 성(性)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


'동거녀'를 구한다는 남성들은 여성들의 성을 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에 이런 글을 올렸을 것이다. 이러한 글이 계속 올라온다는 사실도 그만큼 여성들이 해당 글에 반응하기 때문이다.


돈을 주면 여성의 몸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삐뚤어진 성 문화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동거를 핑계로 한 성매매는 결코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