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한 업무량과 무자비한 부장검사의 폭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검사가 생활하던 자취방 / 노컷뉴스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명색이 검산데 애가 이렇게 바빠서 밥도 못 먹고.. 라면 하나 놓고..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4일 노컷뉴스는 김모(33)검사가 세상을 떠난 지 6일 만에 어머니 이기남(57)씨가 아들 사무실을 찾는 모습을 보도했다.
이씨는 서울 남부 지검에 위치한 아들 사무실에 들어선 순간부터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바쁘게 사느라 주위에 널브러진 빨래와 맥주 캔, 그리고 책상 위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컵라면 하나.
제대로 끼니조차 챙기지 못하고 집에서조차 일에 시달렸을 아들 생각에 이씨는 오열을 금치 못했다.
뿐만 아니라 이씨는 노트북 옆에 놓인 담배 두 갑에 다시 한 번 눈시울을 붉혔다.
30년 넘는 세월동안 아들이 흡연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던 것.
이에 이씨는 "얼마나 힘들고 괴로웠으면 고등학생 때 주위 친구들이 담배를 피워도 쳐다보지도 않던 애가 담배를 피웠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아들이 힘들게 살아왔다는 증거에 오열을 멈추지 못했고 그 자리에서 탈진하는 바람에 아들의 유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고 그대로 사무실을 떠났다.
한편,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 검사는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친구들에게 "매일 욕을 먹으니 진짜 가끔 자살 충동이 든다", "매일 매일 부장한테 욕먹으니 진짜 살이 쭉쭉 빠진다"며 부장 검사 A씨의 폭언과 과다한 업무량에 대해 호소했다.
윤혜경 기자 heak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