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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철마다 부하 상대 ‘갑질’한 한전 고위 간부

인사철마다 부하직원들을 상대로 ‘갑질’을 하며 돈과 접대를 받아 온 한국전력 고위 간부가 구속됐다. 이른바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한전에서 인사비리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사철마다 부하직원들을 상대로 '갑질'을 하며 돈과 접대를 받아 온 한국전력 고위 간부가 구속됐다.

 

이른바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한전에서 인사비리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4일 부하직원들로부터 신입사원 채용이나 승진과 관련한 청탁을 들어주고 수천만원대의 금품과 향응을 받아 챙긴 혐의로 한국전력 전 관리본부장 현모(55)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씨는 한전의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사실과 비서실 등 요직을 거쳐 작년 11월 한전 내 서열 3위로 꼽히는 관리본부장이 됐다.

 

현씨는 2012년 12월 모 지사장 박모(56)씨로부터 승진 및 보직변경에 대한 대가로 900만원을 받는 등 2009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직원 6명으로부터 9차례에 걸쳐 총 2천300여만원을 인사청탁 대가로 받아챙긴 혐의(뇌물수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씨에게 부탁한 직원 대부분이 승진하거나 원하는 자리로 옮겼다"고 말했다. 

 

현씨는 2011년 1월 한전의 신입사원 공개채용 때 직원의 조카를 합격시켜주고 2천500만원을 받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한전의 신입사원 경쟁률은 198대 1이었다.

 

현씨는 범행을 숨기려고 누나 명의의 통장으로 돈을 송금받거나 현금을 받아 누나의 통장에 입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씨 누나의 통장에는 총 2억7천만원이 입금된 것으로 파악됐으며, 범죄 혐의가 드러난 5천여만원 외에 나머지 돈들도 출처가 의심된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현씨가 보직 이동의 경우 100만∼200만원, 승진은 900만∼1천만원씩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현씨는 2009년 12월부터 2011년 4월까지 한전과 거래하는 협력업체들로부터 업무처리에 편의를 주는 대가로 600만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현씨에게 뇌물을 제공한 직원들과 협력업체 관계자 등 10명은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그의 '갑질'은 승진한 직원으로부터 강남 룸살롱에서 접대를 받다 국무조정실의 암행 감찰에 걸리면서 끝났다. 

 

현씨는 지난 2월 삼성동의 한 룸살롱에서 신모 인사처장 등과 함께 최근 지역 지사장으로 승진한 직원 이모씨로부터 310여만원 어치의 접대를 받고 나오다 국무조정실 공직복무점검단에 적발됐다. 

 

이를 통보받은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6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며 현씨를 해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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