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BS '다큐프라임'
[인사이트] 정희정 기자 = 고질적인 사회문제로 꼽히며 계급 사회를 조장하는 요소로 거론되는 학연 문제가 대학 교내에서도 번지는 모양새다.
지난 18일까지 EBS 다큐프라임은 '명문대는 누가 가는가-공부의 배신'이란 주제로 3부작에 걸쳐 우리사회의 단면을 낱낱히 파헤쳤다.
특히 '공부의 배신' 두번째 편에서는 국내 유수의 명문대학교를 다니더라도 출신 고등학교에 따라 그룹이 나눠지는 실상을 보여줘 대학 사회 내에서도 계급이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방송에 따르면 서울대를 비롯한 명문대에 재학 중인 특목고 출신 학생들은 그들만의 모임을 만들어 무리지어 생활하고 있었다. 심지어 이들은 대학교와 과를 상징하는 '과잠'(같은 학과끼리 입는 점퍼)에도 출신 고등학교 이름을 새기는 등의 자부심을 나타내고 있었다.


EBS '다큐프라임'
이를 본 일반고 출신의 한 명문대생은 "굳이 대학교까지 와서 예전에 내가 가졌던 신분을 표현해야 할까, 다양한 친구를 만날 수 있는 곳이 대학인데.."라며 "출신고 이름을 (과잠에)새기면서 선을 긋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서운함을 드러냈다.
강의 시간에 소외감을 느꼈다는 학생은 "같은 내용을 배워도 특목고 출신 학생들은 복습하는 것"이라며 "좌절감이 든다. 같은 대학에 왔어도 출발점이 다르다는 생각이다"라고 토로했다.
특히 취업난으로 인턴 경험 한번이 아쉬운 때에 출신 고등학교가 중요한 강점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출신 고등학교 동문회를 중심으로 정보가 모이면서 사회에 먼저 진출한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실질적인 취업 정보를 주는 것이다.


EBS '다큐프라임'
뿐만아니라 명문대 재학생들은 수시전형으로 들어온 학생과 정시를 거친 학생들을 다른 수준으로 생각하는 정도였다. 기회균등전형이나 지역균형전형으로 들어온 학생들을 향해 '거지들 모임'으로 부른다는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때문에 이러한 전형으로 들어온 학생들을 떳떳하게 말하지 못하고 숨기는 사례가 많았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유명대학에 입학했지만 그 안에서조차 계급이 나뉘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시청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일류 대학에 입학했더라도 일반고 출신이라면 그 안에서는 2류 학생으로 분류되는게 현실이었다.
우리사회 계급의 고착화는 오래전부터 있어왔지만 대학교에서 조차 출신 고등학교에 따라 서열이 나뉜다는 사실은 더욱 씁쓸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