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08일(화)

"더 살고 싶다"는 장기전세 입주민, 오세훈 시장은 '예외 없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장기전세주택 20년 만기 도래를 앞둔 거주자들의 연장 요구에 대해 단호한 불가 입장을 표명했다.


8일 오 시장은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장기전세에서 내 집으로, 서울의 주거 사다리 희망 토크' 행사에서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장기전세주택에서 내 집을 마련했거나 준비하고 있는 입주민 및 퇴거자 13명, 주거·부동산 전문가들이 함께했다.


오 시장은 20년 만기 연장을 요구하는 일부 거주자들에 대해 "더 살고 싶다는 분들 때문에 시끌시끌한 상황"이라며 "이는 비양심적인 억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서울시는 예외를 두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장기전세주택 입주 대기자들도 서울 시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연장을 허용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기존 이미지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오전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장기전세주택에서 차곡차곡 내 집 마련, 주거사다리 희망토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9.8/뉴스1


오 시장은 "20년을 채우지 않고 자발적으로 내 집을 마련해 성공적으로 이주한 분이 많다"며 제도 취지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10∼19일 서울시민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장기전세주택 시민인식조사' 결과, 응답자의 73.9%가 20년 만기 거주자의 퇴거에 찬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명지대 부동산학과 김준형 교수는 이날 행사에서 "20년 만기에 대한 문제는 장기전세주택을 더 지어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며 "만기를 연장하는 것은 엄청난 입주 대기 리스크를 봤을 때 서울시로서 부담이 되는 선택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시는 장기전세주택이 무주택 시민의 내 집 마련을 위한 실질적인 주거 사다리로 기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는 2007년 전국 최초로 중대형 장기전세주택을 도입한 이후 현재까지 총 3만8천296호를 공급했으며, 누적 4만5천715가구의 주거 안정을 지원했다. 올해 기준 장기전세주택의 평균 보증금은 2억9천300만원으로,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 7억1천178만원(KB부동산 기준·8월)의 약 41% 수준에 불과하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대책,서울 집값,서울 아파트 매매가,서울 아파트 전세가,경기도 집값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낮아진 주거비 부담은 입주 가구의 저축과 청약 준비로 이어졌다는 게 시의 분석이다. 2022년 SH 서울시 공공임대주택 입주자 패널조사에 따르면 장기전세주택 입주 가구의 69.9%가 매월 평균 62만5천원을 저축하고 있었으며, 청약통장 보유율은 83.7%에 달했다.


2016∼2021년 장기전세주택에서 퇴거한 1천708가구의 평균 거주 기간은 8년 4개월이었고, 퇴거 후 72%가 자가에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체 공공임대주택 퇴거자의 자가 거주 비율(60%)보다 12%포인트 높은 수치다.


제도 도입 이후 계약기간 만료 전에 퇴거한 가구는 이달 기준 1만5천529가구로, SH 집계 기준 누적 공급량의 34%를 차지했다. 이 중 82.4%는 자가 구입이나 민간 전세 이동 등을 위해 계약자가 자발적으로 요청해 퇴거한 경우였다.


이날 행사에서는 실제 장기전세주택을 통해 주거 상향을 이룬 시민들의 경험담이 공유됐다. 구로구 장기전세주택 입주민 김모씨는 "저렴한 보증금으로 안정적으로 살 수 있었기에 조금씩이라도 저축해 내 집을 장만할 기반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origin_장기전세에서내집으로.jpg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오전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장기전세주택에서 차곡차곡 내 집 마련, 주거사다리 희망토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9.8/뉴스1


서울시에 따르면 내년부터 20년 만기를 채운 초기 입주 가구의 퇴거가 본격화된다.


시는 내년 310호를 시작으로 2031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약 9천300호를 반환받아 청년·신혼부부 등을 위한 '미리내집'과 장기전세주택으로 재공급할 계획이다. 20년 만기 주택은 계약 연장이나 분양전환 없이 재공급하되, 만기 가구의 안정적인 이주를 위해 사전 상담과 현장 설명회 등을 제공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2030년까지 미리내집 1만7천500호를 추가 공급하고, 신속통합기획 2.0과 모아타운 등을 통해 2031년까지 주택 31만호 착공을 추진한다. 충분한 신규 주택 공급을 통해 시민들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넓힌다는 전략이다.


오 시장은 "장기전세주택은 주거 걱정을 덜고 자산을 모아 내 집 마련으로 나아가는 디딤돌"이라며 "내 집을 마련해 비워진 주택이 다음 무주택 시민의 기회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기전세주택이 서울시민 희망의 주거 사다리로 자리 잡도록 꼼꼼히 챙기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