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08일(화)

청소년 사이버도박 1700명 자진신고... 1인당 평균 300만원 탕진했다

전국 단위로 처음 시행된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에 1700명이 넘는 청소년이 참여했다.


7일 경찰청은 교육부·성평등가족부·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과 5월 18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기간'을 운영한 결과 총 1777명의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신고 청소년들은 평균 10개월 동안 300만원을 도박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이번 자진신고 제도는 2024년 대전경찰청이 시작해 8개 시·도경찰청에서 자체 운영하던 것을 올해 처음으로 전국 단위로 확대한 것이다.


신고자의 평균 연령은 15.5세였으며, 연령대는 12~18세에 분포했다. 평균 도박 기간은 10개월, 평균 도박 금액은 300만원으로 집계됐다. 도박 유형은 슬롯·바카라 등 카지노 게임이 95.9%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학교급별로는 고등학생이 963명(54.2%)으로 가장 많았고, 중학생 813명(45.8%), 초등학생 1명(0.1%) 순으로 나타났다. 본인이 직접 신고한 경우가 1501건(84.5%), 보호자 신고는 276건(15.5%)이었다.


신고 계기는 학교전담경찰관(SPO)의 교육·홍보가 1183명(66.6%)으로 가장 많았다. 인터넷·포스터 등 홍보매체가 243명(13.7%), 친구 등 주변 권유가 180명(10.1%), 학교의 홍보·안내가 110명(6.2%)으로 뒤를 이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자진신고 청소년 중 초기면담을 마친 1504명 가운데 1430명(95.1%)은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이나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 전문기관과 연계됐다. 273명은 초기면담을 앞두고 있다.


경찰은 도박 문제 정도에 따라 전문기관 치유프로그램을 제공한 뒤 도박 금액과 반성 태도, 프로그램 이수 여부 등을 바탕으로 선도심사위원회를 열어 처분을 결정하고 있다.


현재까지 치유프로그램을 이수한 222명 중 166명은 선처됐다. 147명은 훈방됐고, 19명은 즉결심판이 청구됐다. 나머지 56명은 입건돼 송치됐다.


치유 효과 분석 대상인 청소년 160명의 도박문제 선별척도 평균 점수는 프로그램 참여 전 4.81점에서 참여 후 2.22점으로 2.59점 낮아졌다. 위험군 비율은 25.6%에서 11.9%로, 문제군은 16.9%에서 8.1%로 각각 감소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신고 과정에서 도박이 다른 범죄나 불법사금융 피해로 이어진 사례도 확인됐다. 울산에서는 한 청소년이 도박 자금을 요구하며 어머니를 폭행했다는 112 신고를 계기로 2년간 2억원 상당의 도박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에서는 도박과 함께 사기·절도 등을 저지르던 중·고등학생 14명의 비행 모임이 적발돼 해체됐다.


면담 과정에서 불법 도박사이트 주소 464개가 확인돼 경찰이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에 폐쇄·삭제를 요청했다. 불법사금융 피해를 입은 청소년 5명은 신용회복위원회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로 연계됐다.


한 17세 청소년은 도박자금 마련을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대부업자를 찾아 100% 이자를 조건으로 35만원을 빌렸다가 가족에게 대리변제를 요구하는 협박을 받았다. 또 다른 16세 청소년은 텔레그램을 통해 원금 115만원을 빌리면서 선이자 77%를 부담했고, 돈을 갚지 못하자 가족과 친구들에게 관련 메시지가 전송되는 피해를 입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경찰청 관계자는 "도박 청소년을 조기에 발견·치료해 2차 범죄로 이어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경찰은 다음 달까지 전문기관 연구를 통해 이번 자진신고 제도의 효과를 분석하고 청소년과 학부모, 현장 경찰관, 상담사 등의 의견을 수렴한 뒤 향후 운영 여부와 시기·방법을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