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 달러의 상대적 약세를 정조준하며 통화 가치 문제를 새로운 무역 갈등의 뇌관으로 끌어올렸다. 수입품 관세 충돌로 격화한 양국 간 무역 갈등이 환율 분쟁으로 번지는 흐름이다.
지난 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과 캐나다 달러의 불균형은 용납할 수 없다"며 "수년 동안 그래왔지만, 더는 아니다"라고 적었다.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미국 달러화 대비 약세를 이어온 캐나다 달러화 가치를 인위적 불균형으로 규정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미국과 캐나다는 모두 시장 수급에 따라 통화 가치가 결정되는 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다. 현재 환율은 1미국 달러당 1.38캐나다 달러 수준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
2010년대 초반만 해도 양국 통화는 1대 1 수준에서 거래됐으나, 이후 캐나다 달러화는 점진적인 약세를 보여왔다. 캐나다 중앙은행 통계에 따르면 연평균 환율은 2021년 1.25캐나다 달러에서 지난해 1.40캐나다 달러로 올랐다.
기축통화국을 상대로 한 통화 가치 약세는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가 자국 통화 약세를 바탕으로 대미 무역에서 부당한 가격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이번 환율 언급은 양국이 대규모 관세 조치를 주고받는 국면에서 나왔다. 미국 행정부는 지난달 22일 약 200억 달러(약 28조 원) 규모의 캐나다산 수입품에 50%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맞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오는 8일부터 같은 규모의 보복 관세를 시행하겠다고 맞불을 놓은 상태다. 통화 가치 불균형을 공개 문제 삼은 만큼, 향후 무역 협상 과정에서 캐나다를 겨냥한 추가 관세 조치나 통화 절상 요구가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