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포화 시점이 예상보다 앞당겨지면서 정부가 호남과 동남권, 충청을 잇는 지방 추가 부지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24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경기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호남 이전설과 관련해 "용인에 짓기로 한 것을 짓지 않고 지방으로 간다는 차원은 절대 아니다"며 "(호남 등에) 새로운 (반도체) 클러스터를 만드는 거지, 수도권에 있는 걸 옮기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클러스터의 조기 포화 우려가 이번 지방 거점 신설 논의의 배경이다. 김 실장은 "2044년 아니면 2048년까지 (건설이) 예고돼 있던 수도권 클러스터를 2034년, 2035년까지 당겨서 완성해야 한다"며 "2035년 이후에는 (수도권에 반도체 공장을 지을) 땅도, 전력도, 용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수요는 기하급수로 폭발하고 있다"며 "수도권이 포화가 되면 어딘가에는 지어야 할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뉴스1
일각에서 제기된 시기상조론에 대해서는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 실장은 '용인에도 짓고 있는데 벌써 호남에 지을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에 대해 "그러면 늦는다"며 "(수도권 부지가) 2034년, 2035년이면 차는데 용접부터 시작하면 (반도체 공장 건설) 시작은 7~8년 전에 최소한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용인에 아직 땅이 있고, 짓고 있는데 왜 다른 논의를 하냐는 주장은 이 산업의 특성을 모르는 것"이라고 했다.
지역 균형 발전과 맞물린 거점별 구상도 구체화됐다. 김 실장은 '동남권 소외론'에 대해 "동남권도 당연히 계획을 짜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광주·전남에 반도체 팹(생산 공장) 건설을 구상하고 있고, 충남 아산엔 삼성전자가 국내 최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DC) 건설을 고려 중이다.
김 실장은 "정부는 이번에 반도체와 AI DC, 그리고 피지컬 AI를 긴밀히 연관된 산업으로 보고 있다"며 "피지컬 AI의 기초가 되는 산업들은 전부 동남권에 몰려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지컬 AI 투자는 동남권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조만간 기업들과 함께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공동 발표할 예정이다. 김 실장은 호남과 충청 반도체 투자와 관련해 "논의 마무리 단계가 다가오고 있다"며 "확정이 되면 기업들과 부처가 모여 한 번에 국민에게 설명해 드리는 자리를 마련하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