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24일(수)

'하도급법 위반 혐의' 쿠팡, 제재 대신 자진 시정... 30억 상생안 내놨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하도급법 위반 혐의로 조사받은 쿠팡과 자회사 CLB의 동의의결을 수용한다고 23일 밝혔다. 


동의의결 제도는 기업이 스스로 문제를 시정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 공정위가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마무리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과징금 부과도 이뤄지지 않는다.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쿠팡과 CLB으 위반 혐의는 크게 2가지다.


origin_쿠팡7분기만에적자전환.jpg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 뉴스1


이에 따르면 쿠팡과 CLB는 2022년 10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자체 브랜드 상품(PB) 제조 과정에서 314개 하도급업체에 법정사항이 누락된 서면을 교부했다. 


하도급법 3조는 원청업체가 제조 위탁 시 계약 내용 등을 담은 서면을 반드시 교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둘째, 2019년 11월부터 2022년 9월까지 94개 하도급업체와 사전 약속 없이 PB 상품 판촉 행사를 진행하면서 공급 단가를 낮췄다. 


이는 원청이 일반적인 수준보다 낮은 대가로 하도급 금액을 정하는 것을 금지한 하도급법 4조 위반에 해당한다.


쿠팡과 CLB가 제출한 개선안에는 구체적인 시스템 변화가 담겼다. 양사는 하도급업체가 발주사항을 명확히 확인하고 발주서에 기명날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꾼다.


PB 상품 출시 전에는 하도급업체와 협의를 거쳐 '최소 생산요청수량'을 결정하고, 이를 상품별 부속합의서에 명시한다. 


최소 생산요청수량은 하도급업체가 생산 시설 설치와 상품 개발에 투입한 비용을 회수하고 적정 이윤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 물량을 의미한다.


부속합의서에는 발주 요청부터 상품 판매 시작까지 소요되는 '리드타임'도 포함된다. PB 판촉행사 진행 시에는 하도급업체와 사전에 비용 분담 비율을 정하되, 하도급업체 부담은 최대 50%로 제한한다.


쿠팡과 CLB는 하도급업체 권익 증진을 위해 3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는 공정위 제재 시 예상되는 과징금 6억~11억원의 약 3~5배 수준이다. 


세부 내역은 상품 개발·납품 관련 비용 지원 10억5000만원, 온라인 광고 판촉행사 10억원, 오프라인 홍보 지원 4억5000만원, 우수 하도급업체 선정 상금 1억원, 하도급업체 컨설팅 서비스 제공 및 해외 시장 판로 개척 4억원 등이다.


공정위는 "거래 질서 개선과 예상되는 제재 수준과의 균형 등을 고려해 쿠팡·CLB가 제시한 시정 방안이 하도급 거래 질서를 개선하는 데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