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15일(월)

'잘 가' 이혼 인증샷에 혼자 찍는 웨딩화보까지... 중국 젊은층 결혼관 급변

중국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전통적인 결혼 개념을 벗어난 새로운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혼자서도 웨딩드레스를 입고 화보를 촬영하고, 이혼을 새로운 시작으로 여기며 인증샷을 찍는 등 개인의 행복과 정체성 표현을 중시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아시아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SNS에서는 혼자 웨딩드레스를 입고 촬영한 사진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시작된 이 트렌드는 전용 패키지가 출시될 만큼 시장 규모가 커졌다. 2인 촬영보다 저렴하고 부담이 적어 예약 없이는 촬영이 어려울 정도로 인기가 높다.


촬영 비용은 지역과 사진 장수, 드레스 브랜드에 따라 200위안(약 4만원)부터 6000위안(약 135만원)까지 다양하다. 웨딩드레스 대여업체에서 간단한 스냅 사진을 찍는 고객들도 늘어나고 있다.


중국에서 이혼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것이 유행이다. 중국 샤오홍슈.중국 샤오홍슈


소후닷컴이 지난달 보도한 인터뷰에서 혼자 웨딩촬영을 한 리미 씨는 "메이크업, 스타일링, 의상, 촬영, 보정까지 1000위안(약 22만원) 조금 넘는 가격에 촬영했다"며 "혼자 찍어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촬영이 가능해 만족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웨딩드레스 촬영이 결혼의 전유물이었다면, 이제는 자신의 젊고 아름다운 시절을 기념하는 사진으로 인식이 변화했다고 분석한다.


예비 신부와 신랑들 사이에서는 웨딩드레스와 턱시도 대신 중국 전통 혼례복이나 한푸를 입고 촬영하는 것이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MZ세대들이 전통 문화에 자부심을 느끼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들은 중국 시안, 둔황, 고궁 등 유명 관광지나 역사적 골목에서 특별한 사진을 촬영한다. 촬영 비용은 지역과 명소, 실내외 여부에 따라 1500위안부터 20000위안(약 33~451만원)까지 다양하다.


중국 젊은 층 사이 중국 전통 의상을 입고 웨딩사진을 찍는 것이 유행이다. 중국 바이두.중국 바이두


베이징일보는 10일 "한때 구식이라 여겨졌던 전통 요소가 이제 젊은 세대 사이에서 자기표현과 정체성의 문화적 상징이 됐다"고 분석했다. 궈펍 관련 시장 규모는 2025년 2조 5000억 위안(약 564조원)을 넘어섰고, 2028년에는 3조 위안(약 677조 1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에는 이혼한 부부가 민정국 근처에서 산책하며 기념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것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이혼을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으로 여기는 젊은 층의 문화로 해석된다.


이 현상을 두고 사회적 논란도 일고 있다. 이혼을 실패가 아닌 자신감 있는 자기표현으로 보는 시각과 관심을 끌기 위한 홍보 수단이라는 비판적 시각이 대립하고 있다. 사진작가들도 이혼을 삶의 기록으로 여기는 입장과 촬영 분위기가 침울해 거부하는 입장으로 나뉜다.


위자 베이징대학교 광화경영대학 사회연구센터 조교수는 이혼 촬영이 이혼에 대한 사회 관점이 관대해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저우샤오옌 충칭사범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이혼을 수치스러운 일로 여겼지만 이제는 이혼 역시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는 추세"라며 "이혼은 더 이상 실패가 아닌 경험인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 혼례복 입고 결혼식 사진 찍은 중국사람들. 중국 웨이보.중국 웨이보


지웨이 작가는 "이혼을 앞둔 부부가 민정국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카메라에 담아 이혼증을 받고 헤어지는 모습을 모두 담는다"며 "민정국을 나서자마자 여자가 펑펑 울음을 터뜨려 마음이 아팠다. 순간 촬영을 후회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결혼식 영상 촬영보다 이혼 영상 촬영 문의가 더 많다"고 덧붙였다.


중국 민정부 발표에 따르면 작년 혼인신고 건수는 676만 3000쌍, 이혼신고 건수는 274만 3000쌍이었다. 2024년과 비교해 혼인신고는 65만 7000쌍 증가했고, 이혼신고는 77만 쌍 감소했다.


수치상으로는 혼인율이 증가하고 이혼율이 감소했지만, 전문가들은 일시적 현상으로 본다. 중국 젊은 세대는 높은 실업률과 주거비 부담, 불안정한 고용 환경, 자녀 양육비 부담 등으로 결혼제도를 기피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다양한 정책으로 대응하고 있다. 기존에는 예비부부 중 한 사람의 호구 등록지에서만 가능했던 혼인신고를 전국 어디서나 처리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 결혼지참금과 호화 결혼식 문화도 점차 변화하고 있으며, 출산과 육아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병원비, 보육비 보조금 정책도 확대하고 있다.


중국은 급증하는 이혼율을 막기 위해 30일 유예기간을 의무화하는 '이혼 냉각기' 정책을 시행 중이다. 중국 민정부 담당자는 "충동적으로 이혼을 결정하는 분들에게 생각하는 시간을 부여한 것"이라며 "이혼 당사자들에게 정서적인 의사소통, 심리 상담, 관계 회복 등 결혼 및 가족 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혼인증과 이혼증. 중국 바이두.중국 바이두


CNN은 올해 초 중국 정부가 2016년 한 자녀 정책을 폐지하고 둘째, 셋째 출산까지 허용하며 각종 인센티브를 도입했지만, 인구는 2022년 이후 3년 연속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2024년 출생아 수가 소폭 늘었지만 사망자 수를 상쇄하지는 못했다. 유엔은 2100년에는 고령 인구 비중이 절반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