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15일(월)

매 맞고도 다시 견주 품으로... 반려동물 학대 악순환 끊을 해법 찾는다

전국에서 동물 학대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현장 대응 시스템과 재발 방지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동물보호법에 따른 학대 처벌 수위는 높아졌으나, 학대 예방과 피해 동물 구조를 위한 현장 대응 체계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4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동물보호단체 라이프는 서울 영등포구의 한 주택에서 학대받은 반려견 2마리를 긴급 구조해 동물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서울 영등포구 한 가정집에서 동물학대를 당한 반려견동물보호단체 라이프 인스타그램


구조된 시츄는 이전 학대로 인해 한쪽 눈을 제거한 상태였으며, 추가 폭행으로 출혈 상태였다. 병원 진료 결과 남은 한쪽 눈도 손상돼 시력을 완전히 잃었고, 심각한 빈혈과 다리 부종 증상도 나타났다고 라이프는 전했다.


라이프는 해당 개들의 소유권을 이양받아 보호하고 있으며, 학대 행위에 대한 고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3일에는 광주 서구의 한 도로에서 남성이 반려견으로 보이는 개를 끌고 가며 나뭇가지로 반복해서 때리는 장면이 목격됐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해당 남성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으며, 피해 동물은 긴급 격리 조치됐다.


광주 서구청과 라이프는 협의를 통해 12일 견주로부터 소유권 포기 의사를 확인받았으며, 해당 동물은 보호단체로 이관될 예정이다.


최근 광주에서 긴급 격리된 피학대 동물동물보호단체 라이프 인스타그램


라이프는 이번 사건들을 통해 경찰과 지자체 간 동물 학대 대응 체계의 허점이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라이프 관계자는 "학대 현장에서 경찰과 지자체의 정보 공유와 증거 확보 등 협업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발생한다"며 "사건 발생 즉시 수사기관과 행정기관이 공동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동물학대의 고의성을 법적으로 증명하기 위해서는 사건 초기 피해 동물에 대한 전문적인 수의학적 진단 자료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해외 사례와 같이 경찰에 피학대 동물 긴급 격리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동물학대 예방 조치를 강화하기 위한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하고, 학대 범죄에 대한 적절한 처벌 체계 마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제3차 동물복지 종합계획(2025∼2029)'에 따라 동물 학대자에 대한 동물 반환 요건을 강화하고, 반환 시 사육계획서 이행 여부 점검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물학대 신고를 받고 구조된 뒤 병원에 입원한 반려견동물보호단체 라이프 인스타그램


현행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학대 피해 동물의 소유자가 동물을 반환받으려면 지방자치단체에 보호 비용을 납부해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거나 사육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해당 동물의 소유권은 지자체로 이전된다.


다만 현행법상 동물이 재산으로 분류되는 상황에서 학대 혐의자가 무죄 판결을 받을 경우 지자체의 소유권 제한 조치가 법적 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농식품부는 2027년 도입을 목표로 동물사육금지제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사육금지제는 중대한 동물 학대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에 대해 일정 기간 동물 사육을 제한하는 제도로, 미국과 영국, 독일 등에서 시행되고 있다.


농식품부는 작년 동물보호단체와 법률 전문가 등이 참여한 협의체와 국회 토론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했으며, 법무부와 지자체 등 관계기관 의견 조회를 거쳐 법률안을 마련한 상태다.


현재 국회에는 관련 법안이 발의돼 계류 중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관계부처 협의와 입법 절차를 거쳐 제도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새로운 제도인 만큼 현장 상황과 실행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image.pn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또한 농식품부는 지자체와 경찰청, 동물보호단체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학대 관련 자료 제공과 공동조사 등 협조 체계를 구축하고, 중대 동물 학대 사건 발생 시 신속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동물 학대 여부를 과학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지자체 수의법의검사기관 지정·운영을 확대하고 수의법의검사 체계 표준화와 전문인력 교육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