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달 27일부터 지급 중인 '고유가 피해 지원금'이 배달앱 시장의 균열을 드러냈다.
배달의민족, 요기요는 '만나서 결제'를 통해 정책에 맞춰 구조를 열었지만, 주요 배달앱 가운데 쿠팡이츠만 유일하게 지원금 사용이 막혀있다. 단순 결제 방식의 차이처럼 보여지는 이 선택은 쿠팡이츠가 추구하는 플랫폼의 성격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현행 지침상 지원금은 온라인 선결제가 아닌, 매장 단말기를 통한 현장 결제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배달앱에서 이를 쓰려면 '만나서 결제'는 사실상 필수 기능이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기존 결제 구조를 일부 열어 이 조건을 받아들였다. 덕분에 소비자는 평소 이용하던 앱에서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고, 점주는 주문에서 소외되지 않는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gesBank
반면 쿠팡이츠는 달랐다. 쿠팡이츠는 배달앱 3사 중 가장 강하게 앱 내 선결제 중심으로 설계됐다. 주문부터 결제, 배차, 정산까지 전 과정을 앱 안에서 닫힌 구조로 굴린다.
이 닫힌 구조가 주는 높은 주문 전환율, 낮은 결제 이탈, 플랫폼의 거래 데이터 유지력 등이 쿠팡이츠가 후발주자임에도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키운 핵심 배경으로 자리한다.
따라서 100% 선결제 구조로 운영되는 쿠팡이츠에게 '만나서 결제'의 도입은 공들여 만든 닫힌 결제 구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결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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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 방식에 있어 소비자의 편의와 플랫폼 효율을 따져봤을 때 쿠팡이츠는 후자를 선택했다. 합리적인 선택처럼 느껴지지만, 배달 플랫폼의 출발점이 식당과 소비자 사이를 연결하는 서비스에서 시작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가게와 손님이 직접 소통하고 조율하는 과정에 개입한 플랫폼은 이들의 편의를 위해 필요하면 예외를 허용하는, 다시 말해 현장의 불편을 흡수하는 '유연성'을 갖춰야 한다.
이 지점에서 쿠팡이츠가 지닌 닫힌 구조의 한계가 분명히 드러난다. 플랫폼이 주문 취소나 노쇼 리스크 없이 결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게 가능한 만큼, 소비자는 유연성을 제한받는다. 점주로서도 마찬가지다. 주문은 빨라졌지만 대응 여지는 줄었고, 플랫폼은 편해졌지만 현장은 오히려 경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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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구조는 단기적으로는 성과를 만들지만, 장기적으로는 충성도를 갉아먹을 수 있다. 식당도 음식 맛만 좋다고 다시 찾지 않듯, 배달앱도 주문 경험이 불편하면 재사용률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쿠팡이츠 이용자가 지원금을 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다른 앱을 켜는 순간, 소비자는 처음으로 비교하게 된다. 익숙해서 쓰던 앱과, 상황에 맞춰 더 유연하게 대응하는 앱 사이의 차이를 직접 체감하게 되는 것이다.
쿠팡이츠의 지원금 사용 불가는 단순히 기능 하나의 부재가 아니다. 쿠팡이츠가 무엇을 더 우선순위에 뒀고, 이 우선순위에 따라 장기적으로 더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 건 누구인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사람을 일부 흘려보내더라도 구조를 지킨 쿠팡이츠의 선택이 어떤 방향으로 작용할지는 결국 장기적인 사용자 경험 속에서 드러날 것이다.
사진 제공 = 쿠팡이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