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05일(화)

간호사 2명 중 1명은 '장롱면허'... 지역별 인력 격차 최대 140배 달해

국내 간호사 면허 소지자가 55만 명을 넘어섰지만, 실제 의료 현장에서 활동하는 인력은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형병원 쏠림 현상으로 인해 지역별 간호사 밀도가 최대 140배까지 벌어지는 등 의료 인력의 국지적 편중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5일 대한간호협회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전국 간호사 현황(2025)'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간호사 면허자는 약 55만 명이었으나 실제 활동 중인 간호사는 29만 8,554명(약 54%)에 그쳤다. 인구 1,000명당 활동 간호사 전국 평균은 5.84명으로 집계됐다.


인사이트28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아주대학교에서 열린 제27회 나이팅게일 선서식에서 내년 임상실습을 앞둔 간호대학 2학년 학생들이 촛불의식을 하고 있다. 2025.10.28 / 뉴스1


가장 큰 문제는 지역 간 극심한 불균형이다. 시군구별 인구 1,000명당 간호사 수는 최소 0.33명에서 최대 47.11명으로, 지역 간 격차가 무려 140배에 달했다. 상급종합병원이 밀집한 부산 서구(47.11명), 서울 종로구(39.96명), 광주 동구(28.79명) 등은 인력이 풍부한 반면, 경기 과천시(0.33명), 강원 인제군(0.65명) 등 대형병원이 없는 지역은 전국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처참한 수준을 보였다. 수도권 내에서도 서울 마포구(1.43명)와 관악구(2.17명)처럼 인력 부족을 겪는 지역이 적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간호사의 절대적 수치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분포의 불균형'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정부가 간호대 정원을 2000년대 중반 1만 명대에서 최근 2만 5,000명 수준까지 대폭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신규 인력이 수도권 대형병원으로만 쏠리면서 지역 의료 공백은 오히려 심화됐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정책의 패러다임을 '면허자 확대'에서 '현장 정착 및 지역 근무 유도'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구체적인 대안으로는 최근 도입 논의가 활발한 '지역간호사제'를 비롯해 의료취약지 수가 가산 확대, 임금 격차 완화, 정주 여건 개선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정치권에서도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간호법 개정안은 간호사 1인당 적정 환자 수 기준을 정하고 이를 의료기관 평가에 반영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향후 지역별 돌봄 격차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간호협회 관계자는 "단순히 면허자를 늘리는 것을 넘어 어떻게 현장에서 일하게 하고 어디에 머물게 할 것인지에 대한 구조적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