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작은 집' 몸값이 기어이 10억 원 선을 돌파했다.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10억 원대를 기록하며 서울 부동산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대출 규제의 칼날을 피하려는 실수요자들이 자금 부담이 덜한 소형 평수로 대거 이동한 결과다.
28일 발표된 KB부동산시세에 따르면 4월 서울 소형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0억 920만 원으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가 공개된 이후 앞자리가 10으로 바뀐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2월 8억 원대에 머물던 가격은 10월 9억 원을 넘어서더니 불과 반년 만에 다시 10억 원 고지를 밟으며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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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로는 강남 3구를 품은 한강 이남 11개 구의 오름세가 독보적이다. 이 지역 소형 아파트 평균가는 이달 12억 596만 원을 기록하며 12억 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6월 10억 원을 돌파한 이후 단 10개월 만에 2억 원이 더 뛴 셈이다. 강북 14개 구 역시 재개발 등 정비사업 호재가 있는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붙으며 평균 8억 4816만 원까지 치솟았다.
시장이 이토록 소형 면적에 열광하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정부의 대출 규제에 있다. 15억 원 이하 아파트에 대한 대출 한도가 최대 6억 원으로 제한되면서, 대출을 최대한 활용해 진입할 수 있는 소형 평형에 수요가 쏠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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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말 대비 서울 대형(전용 135㎡ 초과) 아파트값이 1.1% 오르는 데 그칠 때 소형은 7.1% 폭등했다. 덩치 큰 집과의 가격 격차도 지난해 말 3.87배에서 이달 3.7배로 바짝 좁혀졌다.
현장 전문가들은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감과 대출 규제가 맞물려 소형 아파트 강세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소형 평형으로의 수요 이전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