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성보미 기자 = 고종의 하나뿐인 딸 '덕혜옹주' 그녀의 삶을 재조명하는 방송이 전파를 탔다.
지난 20일 KBS2TV '역사저널 그 날'에서는 조선의 마지막 왕녀 '덕혜옹주'의 비극적인 삶에 대해 다뤘다.
1912년 늦둥이로 태어난 덕혜옹주는 출생 이후에도 2년간 일본의 눈치를 보느라 왕실에 입적하지 못했다.
유독 덕혜옹주를 사랑했던 고종은 딸을 위해 궁 안에 유치원을 만드는가 하면, 끈질긴 노력 끝에 딸의 이름을 일본 황실에 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아버지 고종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지내던 시절은 곧 끝이 난다. 1919년 덕혜옹주가 여덟 살이 되던 해에 고종은 독살당했다는 소문과 함께 갑작스러운 죽음을 당한다.

그로부터 6년 뒤 덕혜옹주는 강제로 일본으로 보내졌으며, 독살된 아버지를 떠올리며 여러 개의 보온병을 들고 다닐 정도로 극심한 불안감 속에서 지냈다.
이어 1년 후 오빠 순종이 승하했으며 몇 년 지나 어머니 양귀인도 사망하는 비극을 겪는다. 심지어 어머니의 장례에 덕혜옹주는 일제의 강요로 상복조차 입지 못했다.
그녀의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1931년 덕혜옹주는 일제의 압력으로 대마도의 백작과 정략결혼을 하게 된다. 이처럼 그녀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평생을 일제의 억압을 받으며 살았다.
그녀는 결혼한 지 1년 만에 딸 마사에를 낳았으나 결국 조울증과 우울증, 그리고 정신분열 증세까지 보여 일본의 마쓰자와 도립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그녀의 결혼 생활도 1955년에 이혼 도장을 찍으며 종결되었다.
이어 덕혜옹주는 15년이라는 기나긴 병실 생활 끝에 한국의 김을한 기자의 도움을 받아 1962년 꿈에 그리던 고국땅을 밟게 된다.
이렇듯 덕혜옹주는 한 나라의 왕녀로 화려하게 태어났으나 나라와 부모를 잃은 슬픔을 한평생 가슴속에 담으며 살아야 했다. 그녀의 비극적인 삶은 우리가 두고두고 기억해 두어야 할 가슴 아픈 역사의 한 부분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