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 세기의 대국을 마친 이세돌 9단이 술자리에서 알파고 실력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놔 눈길을 끌고 있다.
16일 중앙일보는 전날인 15일 알파고와의 마지막 대국을 마친 뒤 가진 술자리에서 이세돌 9단이 밝힌 알파고 실력에 대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세돌 9단은 알파고 실력에 대해 "알파고가 잘 두는 것은 맞지만 바둑의 신(神) 정도는 아니다"며 "내가 아닌 젊은 프로 기사인 박정환 선수가 뒀다면 충분히 이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둑을 둬 보니 인공지능은 실질적으로 아직까지 인간 영역이 따라올 수 없는 부분이 많았다"며 "내가 이기려는 마음에 욕심을 부려 냉정하게 승부를 펼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세돌 9단은 또 "인간 능력의 최대치를 못 보여줬다. 그건 내 한계, 이세돌의 한계"라며 "특히 5번기가 인생에서 가장 잊지 못할 대국이 됐다"고 말했다.
앞서 이세돌 9단은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알파고와의 마지막 대국에서 280수 만에 흑 불계패하면서 최종 전적 1승 4패로 알파고에 우승의 자리를 내줘야 했다.
대국이 끝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세돌 9단은 "알파고가 상수가 아니라 인간이 아직은 해볼 수 있는 수준이라 생각한다"며 "결과는 조금 아쉽다"고 패배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알파고와의 대국을 마친 이세돌은 감사패를 받았으며 홍석현 한국기원 총재는 알파고에 명예 9단증을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