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불안감이 클수록 자녀 사교육비 지출이 늘어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08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 아동패널 6,807개 표본을 분석한 결과, 부모가 느끼는 경쟁 압박감이 사교육비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교육비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29조 2천억 원에 달하며,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4만 2천 원 수준입니다. 이는 2024년까지 4년 연속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KDI 분석 결과 부모의 경쟁압력 점수가 1점 증가할 때마다 사교육 비용이 2.9%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부모의 경쟁압력은 자녀의 학업과 성공에 대한 기대와 불안감 등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15개 문항을 통해 측정되었습니다.
입시와 취업 경쟁을 먼저 경험한 부모들이 '자녀가 좋은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거나 좋은 일자리를 얻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에서 느끼는 경쟁 압박이 사교육비 증가로 직결되는 양상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부모의 경쟁압력이 자녀의 학원 수나 사교육 시간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연구진은 이를 물리적 한계로 인해 학원 수나 시간을 늘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대신 부모들의 경쟁압력이 높을수록 사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방향으로 선택이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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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더 비싼 사교육 서비스를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 것입니다.
특히 대졸 이상 부모와 고소득 가구에서 경쟁압력과 사교육 비용의 관계가 더욱 밀접하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교육 불평등이 가구의 경제적 자원과 결합해 더욱 심화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연구를 담당한 한성민 KDI 선임연구위원은 "사교육 문제가 개별 가정의 선택 문제를 넘어 사회구조적 요인과 가구의 자원이 결합해 교육 불평등을 재생산하는 한국 사회의 현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근거"라고 해석했습니다.
가계에 상당한 부담이 된 사교육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부모의 경쟁압력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KDI는 제안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