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시상대에서 특별한 장면이 연출되었습니다.
지난 13일 금메달을 차지한 최가온(18)을 중심으로 은메달의 클로이 김(26·미국), 동메달의 오노 미쓰키(22·일본)가 함께 서며 한국어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세 선수는 시상식 후 서로 밀착해 셀카를 찍으며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클로이 김은 마치 언니가 동생을 돌보듯 최가온의 옷을 정리해주는 세심함을 보였습니다.
이들 사이의 소통이 가능한 이유는 한국어라는 공통분모 때문입니다. 한국계 미국인인 클로이 김은 최가온과 첫 만남에서부터 한국어로 대화를 시작했다고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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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오노 미쓰키는 와세다대학교에 재학 중이며, 한국 드라마 시청이 취미로 우리말 실력이 상당한 수준입니다. 스노보드 국가대표 출신 김호준 해설위원은 "오노의 한국어 실력이 꽤 유창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경기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벌였지만, 경기 후에는 진심 어린 축하가 이어졌습니다.
2018 평창올림픽과 2022 베이징올림픽을 연속 제패하며 스노보드 역사상 첫 올림픽 3연패에 도전했던 클로이 김은 은메달에 그쳤음에도 아쉬움보다는 후배의 성공을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마지막 순서로 연기를 마친 클로이 김은 곧바로 최가온에게 달려가 포옹하며 "축하해, 축하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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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가온은 "클로이 김 언니가 저를 안아주는 순간이 너무 따뜻하고 행복했다"며 "제가 부상을 당했을 때도 항상 위로해주시고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회상했습니다. 두 선수의 우정은 경기장 밖에서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최가온이 뉴질랜드 훈련 중 부상을 당해 현지 병원에 입원했을 때, 클로이 김이 직접 통역을 도와준 일화는 이들의 각별한 관계를 보여줍니다.
최가온은 클로이 김으로부터 기술적 조언을 받으며 실력을 향상시켰고, 큰 무대에서의 긴장감을 극복하는 방법도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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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가온은 "언니는 제 우상이자 롤모델"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경기에서 최가온이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순간에도 동료들의 따뜻한 마음이 드러났습니다. 1·2차 시기에서 아쉬운 결과를 보인 최가온이 3차 시기에서 11위에서 1위로 급상승했을 때, 가장 먼저 달려와 축하해준 선수는 오노 미쓰키였습니다.
최가온은 "3차 시기 이후 정신없는 상황에서 오노가 점수를 알려줬다"며 "너무 행복했고 믿어지지 않는 순간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