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15일(일)

"10억 밑으론 팔지 말자" 카톡방 파서 '집값 담합'한 입주민들 적발

경기도가 아파트 주민들과 공인중개사가 결탁해 집값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조직적 담합 행위를 최초로 적발했습니다. 


온라인 채팅방을 통해 매매 최저가를 정하고, 이를 위반한 중개업소에 대해 집단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수법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12일 경기도는 기존 전담 수사 조직을 '부동산시장 교란특별대책반'으로 확대 개편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특별대책반은 집값 담합, 전세사기,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부정 허가 등 3대 불법행위에 대한 집중 수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12일 오후 부동산수사 T/F 회의에서 "시장 교란 세력을 완전히 발본색원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경기도는 지난해 12월부터 T/F를 운영하며 부동산 관련 불법행위에 대한 수사를 지속해왔습니다.


하남시 A단지에서는 주민 179명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만들어 "10억 원 미만으로는 팔지 말자"는 암묵적 합의를 이뤘습니다. 이들은 정해진 가격보다 낮은 매물이 나오면 해당 중개업소를 '허위매물 취급 업소'로 지목하고 집단 민원을 넣는 방식으로 압박했습니다. 수사팀은 채팅방 대화 기록과 민원 접수 내역을 증거로 확보했습니다.


채팅방 대화에는 "폭탄 민원으로 5000만원 이상 올린다", "민원 넣고 전화·문자하는 것을 루틴으로 삼자"는 구체적인 담합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들은 가격을 낮춰 광고한 중개사에게 항의 전화를 걸고, 포털사이트에 허위매물 신고를 반복하는 조직적 행동을 보였습니다.


피해를 당한 중개사 4곳은 "연이은 항의와 허위 신고 때문에 광고를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고 증언했습니다. 하남시청 담당 공무원 역시 "동일한 민원이 수십 건씩 들어와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고 상황의 심각성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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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합을 주도한 A씨는 2023년 7억 8700만원에 구입한 주택을 올해 2월 10억 8000만원에 매도해 약 3억 원의 시세차익을 얻었습니다. 경기도는 이에 대해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성남시 B지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발견됐습니다. 주민들은 담합 가격 이하로 매물을 중개한 업소 명단을 만들고, 순서를 정해 고객인 척하며 방문해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용인시에서는 일부 공인중개사들이 사설 친목회를 조직해 카르텔을 형성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들은 친목회에 가입하지 않은 중개사와의 공동중개를 거부하는 등 배타적 영업 행위를 해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현행 공인중개사법은 담합 방지를 위해 이러한 친목 행위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수사팀은 관련 증거를 확보한 상태이며, 2월 말까지 소환 조사와 참고인 진술을 완료할 계획입니다. 핵심 피의자 4명은 검찰에 송치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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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는 부동산 불법행위 척결을 위해 '신고포상제'와 '자진신고 감면제(리니언시)'를 새롭게 도입할 방침입니다. 결정적 증거를 제보하는 경우 최대 5억 원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실거래가를 허위로 신고한 경우에는 조사 시작 전 자진 신고 시 과태료를 전액 면제하고, 조사 시작 후 신고하더라도 50%를 감면해줍니다. 이를 통해 내부 결속을 무너뜨려 담합 구조를 근본적으로 해체하겠다는 전략입니다.


경기도 관계자는 "집값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행위는 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중대 범죄"라며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한 신종 담합을 끝까지 추적해 처벌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