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부산 서면에서 발생한 이른바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가 경찰 수사 과정에서의 부실함을 이유로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습니다.
13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31단독 손승우 판사는 피해자 김모씨가 대한민국을 상대로 낸 5000만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법원은 국가가 김씨에게 1500만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수사기관이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불합리하며, 가해자가 원고에게 가한 성폭력의 구체적인 양상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며 "국가배상법에 따른 배상 의무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필명)씨 / 뉴스1
배상 금액 산정과 관련해서는 "김씨가 상당한 고통을 당했으나, 항소심에서야 비로소 성폭행 범죄가 추가 인정됐고, 피해자가 당한 구체적인 피해 양상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이라며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1500만원을 인정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사건은 2022년 5월22일 부산 서면에서 30대 남성 이모씨가 새벽 시간 혼자 집으로 돌아가던 김씨를 뒤쫓아가 발로 차서 넘어뜨린 후, CCTV 사각지대에서 성폭행을 시도하고 살해하려 했던 사건입니다.
가해자 이씨는 1심에서 살인미수 혐의만 인정받아 징역 1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러나 2심 재판 과정에서 성폭행 관련 혐의가 새롭게 추가됐고, 항소심과 대법원에서 강간살인미수 혐의가 확정되면서 징역 20년이 최종 확정됐습니다.
김씨의 법정 대리인인 민주사회변호사모임은 사건 수사 과정에서 경찰의 부실 수사 의혹을 강하게 제기해왔습니다.
김씨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저뿐만 아니라 많은 범죄피해자들이 사법 체계로부터 가해를 당하고 있다"며 "부실한 수사와 기습적인 공탁, 납득할 수 없는 양형기준으로 인해 범죄피해자의 권리가 무시당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2022년 5월 22일 부산 서면 오피스텔 공동 현관에서 발생한 ‘돌려차기 사건’ 현장의 폐쇄회로(CC)TV 영상 일부 / 피해자 측 제공
재판 과정에서 양측은 수사 진행 중 부실 수사 등의 위법행위가 실제로 존재했는지, 그리고 위법행위가 있었다면 김씨의 피해와 해당 위법행위 간에 인과관계가 성립하는지를 놓고 치열하게 다퉜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