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과 4차 산업혁명 확산으로 직업 지형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은행원, 콜센터 상담원, 번역가, 회계사, 기자 등 기존 전문직마저 AI 대체 가능성이 거론되며 일자리 불안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안정적인 직종으로 여겨졌던 분야들 역시 디지털 전환의 파고 속에서 흔들리는 가운데, 새로운 산업 구조와 맞물린 '미래형 직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세계 기술 패러다임을 이끄는 리더들은 AI 시대의 일자리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을까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 뉴스1
젠슨 황 "AI 공장 지을 숙련 노동자, 억대 연봉 시대 온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AI가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는 비관론에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그는 지난 21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미래에는 이른바 '블루칼라' 인력이 전례 없는 고연봉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AI 시대를 맞아 데이터센터와 칩 공장, 전력망 등 물리적 인프라 확장이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며 AI 기술 개발뿐 아니라 이를 설치·운영·관리하는 현장 노동의 중요성도 강조했습니다. AI 인프라는 건설·전력·설비 같은 전통 산업과 맞닿아 있으며, 현장 기술력이 산업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겁니다.
특히 그는 전기 기술자, 배관공, 건설 노동자, 네트워크 기술자 같은 숙련 노동자들이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며, 이러한 직종의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Z세대도 주목하는 '네오블루칼라'... 화이트칼라보다 선호
실제로 국내 청년들도 새로운 블루칼라, 이른바 '네오블루칼라'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네오블루칼라는 첨단 기술과 전문성으로 무장한 고소득 숙련 육체 노동자를 일컫는 신조어입니다.
진학사 캐치가 지난해 3월 Z세대 구직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8%가 '연봉 3000만 원의 야근 없는 화이트칼라'보다 '연봉 7000만 원의 교대근무 블루칼라'를 선택했습니다. 응답자의 63%는 '블루칼라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했고,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는 7%에 그쳤습니다.
블루칼라 직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이들은 그 이유로 '높은 연봉'(67%)과 '낮은 해고 위험'(13%)을 꼽았습니다. AI가 사무직의 업무를 빠르게 대체하는 상황에서, 대체 불가능한 기술을 가진 현장직이 오히려 더 높은 고용 안정성과 수익을 보장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일론 머스크 / GettyimagesKorea
일론 머스크 "AI가 못 하는 건 인간의 정서와 공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해 10월 조 로건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디지털 기반의 업무는 AI가 번개처럼 대체하겠지만, 인간의 정서와 열정이 담긴 직업은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일론 머스크는 예술가, 스포츠 선수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습니다. AI가 체스를 더 잘 두지만 사람들이 여전히 인간의 체스 경기를 보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겁니다.
일론 머스크는 인간의 복잡한 감정과 윤리적 판단, 진정성 있는 공감이 필요한 상담사 및 사회복지사, 그리고 AI를 도구로 활용해 새로운 발견을 이끄는 과학자와 엔지니어, 인간의 독창성이 필요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등을 최후의 직업군으로 꼽았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결국 '사람'과 '실체'가 경쟁력
다른 미래학자들과 전문가들 역시 AI 시대에 생존할 직업의 공통분모로 '창의성·감성·판단력·윤리'를 핵심 역량으로 제시했습니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일, 기계가 모방할 수 없는 정교한 손기술, 그리고 책임 있는 판단이 필요한 영역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기술이 대체하는 시대일수록,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일, 공감과 판단이 필요한 일은 더 주목받을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