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2026년 4월 공개를 목표로 준비 중인 차세대 소형 전기차 '아이오닉 3(가칭)'가 전기차 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유럽 전략 모델로 개발 중인 이 차량에 삼성SDI 배터리가 적용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2020년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이뤄졌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회동까지 다시 주목받는 분위기입니다.
당시 두 총수는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라인을 함께 둘러보며 미래 모빌리티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습니다.
지난 5일 중국 베이징 조어대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해 대화 나누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 뉴스1
재계 안팎에서는 이 만남을 두 그룹이 전장과 배터리라는 미래 산업의 핵심 축에서 전략적 접점을 모색하기 시작한 신호탄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3년 뒤인 2023년, 삼성SDI와 현대차그룹은 유럽향 전기차용 배터리를 2026년부터 2032년까지 공급하는 장기 계약을 체결하며 그 흐름을 공식화했습니다.
헝가리 공장에서 생산되는 6세대 각형 셀(P6) 기반 배터리가 현대차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이라는 점도 이때 공개됐습니다.
계약서 어디에도 특정 차명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근 업계와 언론이 이 계약의 첫 적용 후보로 '아이오닉 3'를 지목하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현대차가 준비 중인 소형급 전기차 프로젝트와 삼성SDI의 유럽 생산 기반이 시기적으로 맞물리기 때문입니다.
콘셉트 쓰리 외장 이미지 / 현대차
아이오닉 3는 아이오닉 5·6·9 아래에 위치하는 엔트리급 모델로, 유럽 핵심 시장을 겨냥한 컴팩트 전기 SUV 또는 크로스오버 성격의 전략 차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대차는 2025년 IAA 모빌리티에서 소형 전기차 콘셉트 '콘셉트 쓰리(Concept THREE)'를 공개하며 아이오닉 브랜드를 소형급까지 확장하겠다는 구상을 드러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 콘셉트카가 아이오닉 3의 전신 또는 직계 프로젝트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차체 크기는 폭스바겐 ID.2급에 근접한 4.2m 안팎이 거론되고, 400V 기반 E-GMP 플랫폼을 활용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향이 유력하게 점쳐집니다.
배터리는 60kWh급 기본형과 80kWh 안팎의 장거리 사양 두 가지가 검토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WLTP 기준 400km 이상, 상위 사양은 600km에 근접한 주행거리를 목표로 한다는 분석도 뒤따릅니다.
헝가리 괴드에 위치한 삼성SDI의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공장 / 삼성SDI
모두 공식 발표 이전 단계이지만, 현대차가 유럽 대중형 EV 시장에서 승부를 걸 차급이라는 점만큼은 업계의 공통된 시각입니다.
생산 거점 역시 관심을 끄는 대목입니다.
현대차는 튀르키예 이즈미트 공장에서 2026년부터 전기차를 양산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고, 현지 언론과 업계에서는 아이오닉 3가 이 공장의 첫 전기차 양산 모델이 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유럽 내 생산 체계를 구축해 물류 부담과 관세 리스크를 낮추려는 전략과 맞닿아 있는 시나리오입니다.
이 흐름 위에서 삼성SDI의 역할은 상징적입니다. 현대차는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을 중심으로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해 왔는데, 삼성SDI를 유럽 전략 전기차에 투입할 경우 조달 구조는 한층 다변화됩니다.
공급 안정성과 가격 협상력, 기술 포트폴리오를 동시에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읽힙니다. 삼성SDI 역시 헝가리 생산기지를 앞세워 현대차라는 핵심 고객을 확보하며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울 수 있습니다.
깐부회동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 뉴스1
재계에서는 이 모든 흐름을 2020년 두 총수의 만남과 자연스럽게 연결합니다.
당시 천안 공장에서 시작된 대화가 몇 년의 시간을 거쳐 장기 공급 계약으로 이어졌고, 이제는 특정 차종을 통해 현실화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단계까지 이르렀습니다.
몇 해 전 천안 공장에서 시작된 두 그룹 수장의 발걸음이 어떤 양산차로 귀결될지, 시장의 시선이 그 접점에 머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