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공연장 주변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택시 바가지요금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7일 중앙일보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9시 20분경 인천시 중구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유명 K팝 아이돌의 공연이 끝난 후 외국인 팬들이 공연장을 빠져나왔습니다.
한 외국인 팬은 공연장 앞에 대기하고 있던 택시들 중 한 대에 접근해 서투른 한국어로 "인천공항 2터미널역까지 가느냐?"고 문의했습니다. 이에 해당 택시기사는 "오늘은 눈이 와서 거기까지 가려면 5만원은 받아야 한다"고 답변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공항철도 인천공항 2터미널역까지는 직선거리로 3.8㎞에 불과하며, 미터기를 정상적으로 작동시킬 경우 요금은 1만원 내외입니다. 5만원이라는 과도한 요금을 제시받은 외국인은 결국 다른 택시를 찾아 이동했습니다.
중국에서 온 A(26)씨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전에 고양시에서 공연을 보고 서울로 가는데 15만원을 낸 적이 있다"며 "공연도 재밌었고, 공연장도 너무 좋았는데 택시는 최악"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최모(23)씨 역시 "가까운 곳을 가는 한국 사람을 거절하는 택시도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자주 방문하는 공연장이나 관광지를 중심으로 일부 택시기사들의 부당한 요금 요구 사례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인천시의 경우 인천공항 일대에서 관련 민원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불법 택시 영업 문제는 인천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서울시가 작년 6월부터 12월까지 운영한 '택시 QR 신고 시스템'을 통해 택시 이용 및 불법 행위 경험을 조사한 결과, 총 487건의 외국인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이 중 '부당 요금'에 대한 신고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서울시는 부당 요금 청구가 확인된 8건에 대해 과태료 부과 등의 행정처분을 실시했습니다.
서울시는 지난달부터 택시 영수증에 할증 여부 등 추가 요금 정보를 영어로 표기하는 개선책을 도입했습니다. 기존에 한글로만 표기되던 택시 영수증으로 인해 택시기사들이 시계 외 할증 버튼 등을 악용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최종 요금과 함께 승·하차 시간, 심야 할증 적용 여부 등을 영어로 함께 안내하고 있습니다.
(좌) 기존 택시 영수증, (우) 바뀐 택시 영수증 / 서울시
내·외국인용 택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택시를 호출할 경우 예상 요금을 미리 확인할 수 있도록 운행 요금과 '유료도로 통행료'를 구분해서 표시하는 시스템도 마련했습니다. 최종 요금에 포함된 통행료가 실제와 일치하는지 확인이 가능해 바가지 요금을 피할 수 있게 됐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부당요금 등 택시 위법행위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외국인에게 신고 방법을 적극적으로 안내하고, 위법 사실이 확인된 운수 종사자는 더 강력하게 처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