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1월 28일(수)

"독일 vs한국"...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 국가 자존심 건 역대급 '산업전' 됐다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CPSP)을 둘러싼 한국과 독일의 경쟁이 단순한 방산업체 간 수주전을 넘어, 국가 차원의 전략 경쟁으로 급속히 확장되고 있습니다. 


최대 60조 원 규모로 평가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잠수함 자체의 성능 비교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어느 국가가 캐나다에 더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줄 수 있느냐로 이동했습니다.


지난 26일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범정부 전략경제협력 특사단이 캐나다 오타와로 향하며 총력전에 돌입했습니다. 


origin_한화오션·에어로수출형잠수함용연료전지공동개발착수.jpg한화오션이 건조한 장보고-III 잠수함 / 한화오션


특사단에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주원호 HD현대중공업 사장에 더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까지 합류했습니다. 


조선·방산·자동차·에너지 산업을 대표하는 핵심 인사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 사업을 단순한 무기 수출이 아닌 국가 산업 전략 차원의 프로젝트로 보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한국은 방산과 조선을 중심으로 자동차, 수소 에너지까지 아우르는 '종합 산업 패키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과거 해외 대형 사업에서 약점으로 지적돼 왔던 기업 간 경쟁 구도를 해소하고, 한화오션이 사업을 주관하고 HD현대중공업이 기술·생산 역량을 지원하는 '조선 원팀' 체제를 구축했다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이는 대형 프로젝트 수행 능력과 공급 안정성에 민감한 캐나다 정부를 향한 강력한 신뢰 메시지로 해석됩니다.


origin_기아80주년기념식참석한정의선회장 (1).jpg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 뉴스1


현대차그룹이 준비 중인 현지 투자 구상도 한국 패키지의 핵심 축입니다. 


단순한 완성차 조립 공장을 넘어, 수소 생산·저장·운송·충전·활용 전 과정을 포괄하는 '수소 밸류체인 클러스터'를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조 원대 투자가 예상되는 이 클러스터는는 연간 수천 명의 고급 기술 인력을 고용하고, 캐나다 서부·중부 물류망과 연계한 수소 상용차 허브 구축이 가능합니다.  


방산 계약 이후에도 20~30년간 지속되는 산업 협력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


강훈식 특사단장은 출국 전 "이번 수주는 국내에서만 40조 원 이상의 생산 유발 효과와 2만 명 이상의 고급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origin_잠수함사업논의본격화…정부대표단캐나다출국.jpg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 뉴스1


여기에 캐나다 현지에 정비·유지·개량(MRO) 기지를 구축할 경우, 한국은 향후 수십 년간 북미 잠수함 시장에서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시급성 역시 한국 측이 내세우는 강점입니다. 현재 캐나다 해군이 운용 중인 빅토리아급 잠수함은 잦은 고장과 정비 문제로 가동률 저하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한화오션은 2035년까지 4척 인도라는 구체적인 일정표를 제시했는데, 이는 독일 측 제안보다 최소 2~3년 빠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극 항로 감시와 대서양 작전 능력 강화를 중시하는 캐나다 입장에서는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요소입니다.


다만 독일 역시 만만치 않은 맞불을 놓고 있습니다. 주력 업체인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를 중심으로, 국가 차원의 종합 보상 패키지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독일은 캐나다 인공지능(AI) 기업과 협력해 잠수함 운용·분석 소프트웨어에 현지 기술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구상을 제안했습니다.


image.pn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위성·항공우주 분야 공동 연구를 통해 캐나다 전략 산업 육성을 지원하겠다는 카드도 꺼내 들었습니다. 여기에 캐나다 북부 광산 개발에 대한 공동 투자와 장기 구매 계약을 묶은 자원 협력 패키지도 포함됐습니다. 


유럽 공급망 안정과 캐나다 자원 개발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방안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이라는 정치·안보적 명분과 맞물려 캐나다 보수·안보 진영에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결국 캐나다의 선택은 어느 국가가 더 깊고 장기적인 '산업 운명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캐나다 정부는 오는 3월 최종 제안서 접수를 마감한 뒤, 상반기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