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정부 부처 업무보고 현장에서 환단고기를 둘러싼 역사학계 논쟁에 대해 언급하며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과의 대화에서 "역사 교육 관련해서, 무슨 환빠 논쟁 있죠?"라고 물으며 화제를 꺼냈습니다.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 출신인 박 이사장이 "저는 잘 모르겠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왜 몰라요, 그걸"이라며 "그 있잖아요, 단군, 환단고기, 그 주장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을 비하해서 환빠라고 부르잖아요"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교육부·국가교육위원회·법제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환단고기는 단군 고조선 시대의 상고사를 다룬 책으로, 1911년 계연수라는 인물이 저술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주류 역사학계에서는 위서로 취급하고 있는 반면, 재야 사학계에서는 실제 역사로 보고 연구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 대통령은 "그런 데는 동북아 역사재단은 특별한 관심이 없는 모양이다"라며 "고대 역사 부분에 대한 연구를 놓고 지금 다툼이 벌어지는 거잖아요"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동북아 역사재단은 고대 역사 연구를 안 합니까"라고 물었습니다.
박 이사장은 "열심히 하고 있다"며 "대통령님 말씀은 소위 재야 사학자들이라고 하는 그분들 얘기인 것 같은데, 그분들보다는 전문 연구자들의 이론이 주장이 훨씬 더 설득력이 있기 때문에 저희로서는 전문 연구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에 이 대통령이 "증거가 없는 건 역사가 아니다?"라고 묻자, 박 이사장은 "일단은 역사는 사료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사료가 물리적 증거를 말하는 건지, 역사적 문헌에 있는 걸 증거라고 하는 건지는 논쟁거리"라고 언급했습니다.
박 이사장이 "기본적으로 문헌 사료를 중시하고 있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다시 "환단고기는 문헌이 아닌가"라고 반문했습니다.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 뉴스1
박 이사장은 "모든 역사가 다 사실을 기록하고 있지는 않다"며 "그래서 많은 연구자들이 그 기록이 사실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논란을 벌이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박 이사장은 "저희 재단에서도 한때 소위 재야 사학자들하고 협력한 적이 있다"며 "그런데 결과가 별로 좋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통령이 "너무 심하게 싸웠나"라고 묻자, 박 이사장은 "약간 그랬다"고 인정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화해가 안 된 모양"이라며 "쉬운 의제는 아니다. 결국 역사를 어떤 시각에서, 어떤 입장에서 볼 거냐, 근본적 입장들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고민거리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동북아역사재단은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맞서기 위해 설립된 기관으로,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