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3일(토)

'선박왕' 권혁 3938억ㆍ쌍방울 김성태 165억... 고액·상습체납자 1만명 명단 공개됐다

국세청이 12일 발표한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에서 '선박왕' 권혁 시도상선 회장이 개인 최고액 체납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권 회장은 총 3938억 원의 세금을 체납해 불명예스러운 1위를 차지했으며,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도 165억 원 체납으로 상위 10위에 포함됐습니다.


국세청은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체납 발생일로부터 1년이 지나고 국세 체납액이 2억 원 이상인 납세자 1만 1009명의 인적 사항과 체납액을 국세청 누리집을 통해 공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origin_선박왕권혁시도상선회장첫공판출석.JPG권혁 시도상선 회장 / 뉴스1


올해 신규 공개 대상자는 개인 6848명과 법인 4161개로, 총 체납액은 7조 371억 원에 달했습니다. 이는 작년 대비 8475억 원 증가한 수치입니다.


개인 체납액은 4조 661억 원, 법인 체납액은 2조 971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선박 임대업을 운영하는 권혁 시도상선 회장(75)은 종합소득세 등 4건으로 총 3938억 원을 체납해 개인 최고액 체납자가 됐습니다. 권 회장의 영향력은 법인 체납 명단에서도 확인됐습니다. 법인 최고액 체납자인 시도탱커홀딩(1537억 원)을 비롯해 시도홀딩(1534억 원), 시도카캐리어서비스(1315억 원) 등 상위 1~3위가 모두 시도상선 관련 법인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57)은 증여세 등 5건으로 총 165억 원을 체납해 개인 체납액 상위 10위에 올랐습니다. 이번 공개 명단에는 연예인이나 정치인 등 유명인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개인 체납액 상위권에는 권 회장 다음으로 최은태(42·제우스1호 투자조합, 538억 원), 신동옥(90, 452억 원), 강경완(42·주식회사 붉은악마, 403억 원), 리광판(41·주식회사 한중신속무역, 281억 원), 박상진(57·블루홀, 178억 원), 서정주(45·주식회사 올뉴, 176억 원), 이락범(45, 171억 원), 최성환(56·씨앤엘, 169억 원) 등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origin_선고공판출석하는김성태.jpg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 뉴스1


법인 체납자 중에는 시도상선 계열사들 외에 주식회사 선유인터내셔널(여행업, 428억 원), 주식회사 올뉴(정보통신업, 427억 원), 유한회사 젠틀가이(전자상거래, 393억 원) 등이 상위권에 포함됐습니다.


체납자들의 거주 지역 분석 결과, 수도권(경기·서울·인천) 거주자가 6658명으로 전체의 60.5%를 차지했습니다.


체납액 구간별로는 2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 체납자가 8591명(78.0%)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보였습니다.


국세청은 납부 능력이 있음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세금을 내지 않은 악의적 체납자 6명에 대해 감치(구금)를 의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체납 발생을 예상하고 부동산을 미리 배우자에게 증여하거나, 고가 아파트에 거주하며 타인 명의 계좌로 수입을 빼돌리는 등 재산 은닉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주요 사례를 살펴보면, 한 체납자는 배우자 명의로 주택을 취득하고 보유 중인 비상장법인 주식 보관 장소를 숨겼다가 적발됐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또 다른 체납자는 특수관계법인 명의로 임차한 고가 아파트에서 호화 생활을 누리면서 법인 자금 유출에 따른 소득세를 내지 않아 감치 대상이 됐습니다.


국세청은 고액·상습체납자의 은닉 재산을 찾기 위해 신고포상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신고를 통해 체납액 징수에 기여한 신고자에게는 징수 금액의 5~20%를 적용해 최대 30억 원까지 포상금을 지급합니다.


국세청 관계자는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해서는 강제징수를 적극 추진하고 출국금지, 명단공개 등 행정제재도 철저히 집행할 것"이라며 "은닉 재산을 알고 있다면 적극적인 신고를 부탁드린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