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을 상대로 임신을 빌미로 협박해 금품을 갈취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20대 여성이 항소했습니다.

지난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갈, 공갈미수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20대 여성 양모씨 측은 지난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판사 임정빈)에 항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양씨와 함께 공갈미수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을 선고받은 40대 남성 용모씨도 전날 항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을 상대로 돈을 받아내려해 공갈 혐의를 받고 있는 양씨(20대 여성)가 17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5.5.17/뉴스1

양씨는 지난해 6월 손흥민에게 태아 초음파 사진을 전송하며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3억원을 갈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검찰 수사 결과 양씨는 처음에는 손흥민이 아닌 다른 남성을 대상으로 임신 사실을 알리며 금품을 요구했으나 반응이 없자 대상을 손흥민으로 바꿔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양씨는 손흥민에게서 받은 돈을 사치 등으로 모두 소진해 생활고에 시달렸고, 당시 연인이었던 용씨와 공모해 같은 방식으로 손흥민에게 재차 7000만원을 갈취하려다 미수에 그쳤습니다.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을 상대로 20대 여성 양모씨와 함께 돈을 받아내려해 공갈 혐의를 받는 용(40대 남성)씨가 17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5.5.17/뉴스1

두 피고인은 모두 구속 기소됐으며, 용씨는 법정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반면 양씨는 용씨와의 공모 사실이나 공갈미수 혐의 등을 부인했습니다.

양씨는 법정에서 "임신, 낙태 등 사생활이 만천하에 폭로돼 대한민국에서 앞으로 온전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 너무 무섭다"며 울먹였습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8일 "손흥민으로부터 지급받은 3억원은 통념에 비춰 임신중절로 인한 위자료로 보기에 지나치게 큰 금액"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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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3억원을 받고도 추가로 돈을 받으려 하고, 결과적으로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판시했습니다.

양씨에 대해서는 "태아가 손흥민의 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지만, 진술이 일관되지 않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외부에 임신 사실을 알리는 극단적인 행동을 하려 하는 등 피해자를 위협하려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용씨에 대해서도 "단순 협박이나 금전 요구에 그친 게 아니라 피해자가 유명인인 점을 이용해 언론과 광고사 등에 (임신과 임신중절 사실을) 알리는 등 실행 행위에 나아갔다"고 질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