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한 불법 온라인 도박 광고가 SNS를 통해 급속히 퍼지면서 소비자 피해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유명인과 정부기관을 사칭해 합법 서비스로 위장한 이들 광고는 법적으로 금지된 온라인 도박을 마치 정당한 서비스처럼 포장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지난 10일 한국소비자원은 페이스북에서 노출된 온라인 도박 광고를 모니터링한 결과, 허위·기만 광고 38건을 확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중 상당수가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한 정교한 조작 영상으로 제작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튜브 캡쳐
소비자원의 분석에 따르면,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가 직접 도박 앱을 추천하는 것처럼 조작된 딥페이크 영상이 6건 적발됐습니다. 또한 MBC·KBS 등 지상파 방송사의 뉴스 화면을 합성해 마치 공식 방송에서 도박사이트를 소개한 것처럼 꾸민 영상도 8건 발견됐습니다.
이들 영상은 음성과 입모양까지 정교하게 합성되어 실제 방송과 구별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정부기관과 공기업을 사칭한 광고 사례도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기획재정부, 강원랜드 등의 공식 로고를 무단 도용해 '정부 인증', '합법 운영' 등의 문구를 사용한 광고가 24건 확인됐습니다.
동행복권, 카카오, 편의점 브랜드 등 유명 기업의 캐릭터와 CI를 무단 사용해 제휴 서비스처럼 홍보한 사례도 13건에 달했습니다. 이러한 불법 광고들은 알고리즘을 교묘하게 이용해 이용자가 한 번 시청하면 유사한 광고가 연달아 노출되는 방식으로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유인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광고 게시자의 신원은 대부분 파악이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한국소비자원 제공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광고 플랫폼 운영사인 메타에 전달하고, 동일하거나 유사한 광고가 반복 게시되지 않도록 차단 조치를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도 주요 온라인 플랫폼을 대상으로 딥페이크 기반 허위 광고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소비자원은 "온라인 도박은 행위 자체가 모두 불법이며, 최근 AI 기술 발달로 누구나 손쉽게 유명인·뉴스·공공기관을 사칭한 조작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습니다.
불법 온라인 도박 관련 의심 사례는 불법사행산업감시신고센터에 신고할 수 있으며, 소비 피해 상담은 1372 소비자상담센터를 통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