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1일(목)

"이곳은 언제나 나의 집... 손흥민이 토트넘 팬들에게 전한 '마지막 인사'

미국프로축구(MLS) LA FC로 이적한 손흥민(33)이 10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감동적인 고별식을 가졌습니다.


10일(한국시간) 지난 8월 토트넘에서의 10년 여정을 마무리한 손흥민은 휴식기를 맞아 홈팬들과 마지막 작별인사를 나누기 위해 다시 런던을 찾았습니다.


손흥민은 슬라비아 프라하와의 2025~2026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홈 경기에 맞춰 특별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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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끔한 코트 차림으로 경기장에 도착한 손흥민은 먼저 하이로드 일대에 조성된 자신의 기념 벽화 앞에 섰습니다.


전매특허인 찰칵 세리머니와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샷이 새겨진 벽화 앞에서 손흥민은 다시 한 번 찰칵 세리머니를 선보였습니다. 


그는 "특별한 기분입니다. 이 유산이 절대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스퍼스와 함께하길 바랍니다"라며 감격스러운 소감을 밝혔습니다. 벽화 우측 하단에는 직접 사인까지 남겼습니다.


토트넘 역사상 경기장 근처에 벽화로 기념된 레전드는 레들리 킹, 해리 케인, 손흥민 단 세 명뿐입니다. 


이 중에서도 손흥민만이 토트넘 유스 출신이 아닌 선수로, 순수한 실력과 헌신만으로 구단 레전드 반열에 오른 특별한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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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안으로 들어선 손흥민은 수문장 굴리엘모 비카리오를 비롯한 현역 선수들과 따뜻한 포옹을 나눴습니다.


장기부상 중인 절친 제임스 매디슨도 경기장을 찾아 손흥민을 반겼습니다. 두 사람은 벤치 앞에서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깊은 우정을 확인했습니다.


토트넘이 준비한 기념패를 받은 손흥민은 경기 시작 전 마이크를 잡고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습니다.


"좋은 저녁, 저 쏘니입니다. 여러분 저 잊지 않으셨죠. 놀라운 10년을 보낼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습니다"라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는 이어 "항상 토트넘인으로 남고 여러분과 항상 함께 하겠습니다. 이곳은 언제나 나의 집일 것이고, 절대 잊지 않을 겁니다"라며 변치 않을 애정을 표현했습니다. 


"여러분도 나와 함께 해주면 좋겠고, LA에 놀러오면 기쁘게 맞이하겠습니다. 자주 봤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사랑합니다. 컴 온 유 스퍼스!"라는 말로 인사를 마무리했습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일제히 기립하며 손흥민을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습니다. 팬들을 바라보며 인사하는 손흥민의 눈시울은 어느새 붉어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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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빅리그에서 뛴 한국 선수 중 이토록 특별한 레전드 대접을 받은 것은 차범근 이후 손흥민이 처음일 것입니다.


관중석으로 올라간 손흥민은 한 명의 관중이 되어 옛 동료들의 플레이를 직관했습니다. 토트넘은 전반 26분 다비드 지마의 자책골로 1-0 앞선 채 전반을 마쳤습니다.


손흥민은 지난 2015년 바이어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해 10년간 전설적인 커리어를 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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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454경기에서 173골을 기록하며 클럽 역대 최다 득점 5위에 올랐습니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푸스카스상, 아시아인 최초 EPL 득점왕, EPL 준우승,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리그컵 준우승, 유로파리그 우승 등 화려한 업적을 남겼습니다.


지난 2023년부터 2025년까지는 팀 주장으로 동료들을 이끌었습니다. 2024~2025시즌 유로파리그 우승은 토트넘의 15년 무관을 끊는 역사적인 타이틀이었습니다. 


토트넘이 유럽을 제패한 것은 무려 41년 만이었습니다. 커리어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한 손흥민이 허리에 태극기를 두르고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모습은 국내 축구팬들에게도 큰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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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시즌을 끝으로 토트넘 퇴단을 결정한 손흥민은 7월 국내 프리시즌 친선전 기간에 작별을 고했습니다.


한 달 후 LA FC로 이적한 손흥민은 늘 토트넘팬에게 직접 작별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고, 이날 비로소 팬들과 정식으로 인사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토트넘 전설이자 옛 동료인 가레스 베일은 이날 토트넘 구단을 통해 헌사를 보냈습니다. "안녕 쏘니, 토트넘에서 보낸 시간을 진심으로 축하해. 클럽의 마지막을 트로피로 장식하는 선수는 흔치 않아. 너는 토트넘의 리빙 레전드야"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베일은 "오늘 밤을 즐기길 바라. 네가 받는 모든 찬사는 당연해. 나의 옛 클럽인 LA FC에서도 행운이 있기를 바랄게. 거기서도 트로피를 들기를 응원할게"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