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7일(일)

한인섭 서울대 교수, "조진웅 은퇴는 아주 잘못된 해결책... 과거사로 생매장 말라" 일침 [전문]

한인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가 소년범 출신 논란으로 은퇴를 선언한 배우 조진웅에 대한 소신을 밝혔습니다.


7일 한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진웅의 사례를 언급하며 "소년사법의 취지는 재사회화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인사이트한인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 뉴스1


한 교수는 "청소년 시절에 잘못을 했고, 응당한 법적 제재를 받았다"며 "어두운 과거에 함몰되지 않고, 수십 년간 노력하여 사회적 인정을 받는 수준까지 이른 것은 상찬받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 교수는 청소년 범죄에 대한 사법 체계의 특징을 설명하며 "처벌을 하면서도, 교육과 개선의 가능성을 높여서 범죄의 길로 가지 않도록 한다"고 말했습니다.


소년원이 아닌 '학교'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한 교수는 조진웅이 지금도 어둠 속에 헤매는 청소년에게도 지극히 좋은 길잡이고 모델일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과거의 잘못을 극복하고 사회적 성취를 이룬 사례로서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사람엔터테인먼트배우 조진웅 / 사람엔터테인먼트


조진웅이 자신의 과거를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과거 잘못을 내내 알리고 다닐 이유도 없다"며 옹호했습니다.


한 교수는 "누구나 이력서, 이마빡에 주홍글씨 새기고 살지 않도록 만들어낸 체제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교수는 이번 사건을 보도한 언론에 대해서는 강한 비판을 가했습니다.


"누군가 어떤 공격을 위해, 개인적 동기든 정치적 동기든 선정적 동기든, 수십 년 전의 과거사를 집어내어 현재의 성과를 생매장시키려든다면, 사회적으로 준엄한 비난을 받아야 할 대상은 그 연예인이 아니라 그 언론"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조진웅이 하루 만에 은퇴를 선언한 것에 대해서는 아주 잘못된 해결책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 교수는 "생매장 시도에 조진웅이 일체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건 아주 잘못된 해결책"이라며 "생매장당하지 않고, 맞서 일어나는 모습으로 우뚝 서야 한다"고 권했습니다.


한 교수는 "연예인은 대중 인기를 의식해야 하기에 어쩌면 가장 취약한 존재"라며 "남 따라 돌 던지는 우매함에 가세 말고 현명하게 시시비비를 가리자"고 당부했습니다. 또한 "도전과 좌절을 이겨내는 또 하나의 인간상을 그에게서 보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뉴스1뉴스1


앞서 지난 5일 디스패치는 조진웅이 고등학교 시절 차량 절도와 성폭행 등에 연루되어 특가법상 강도 강간으로 형사 재판을 받았으며 소년원에 송치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진웅 측은 미성년 시절의 잘못된 행동이 있었다고 인정했지만 성폭행 관련 행위는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조진웅은 6일 "모든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고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중단, 배우의 길에 마침표를 찍으려 한다"며 전격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다음은 한인섭 교수의 SNS 글 전문입니다.


조진웅의 경우


1.청소년 시절에 잘못을 했고, 응당한 법적 제재를 받았다.


2.청소년범죄에 대해서는 처벌을 하면서도, 교육과 개선의 가능성을 높여서 범죄의 길로 가지 않도록 한다. 이게 소년사법의 특징이다. 소년원이라 하지 않고, 학교란 이름을 쓰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3.그 소년이 어두운 과거에 함몰되지 않고, 수십년간 노력하여 사회적 인정을 받는 수준까지 이른 것은 상찬받을 것이다. 4.지금도 어둠속에 헤메는 청소년에게도 지극히 좋은 길잡이고 모델일 수 있다.


5.자신의 과거 잘못을 내내 알리고 다닐 이유도 없다. 누구나 이력서, 이마빡에 주홍글씨 새기고 살지 않도록 만들어낸 체제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6.누군가 어떤 공격을 위해, 개인적 동기든 정치적 동기든 선정적 동기든, 수십년전의 과거사를 꺼집어내어 현재의 성가를 생매장시키려든다면, 사회적으로 준엄한 비난을 받아야 할 대상은 그 연예인이 아니라 그 언론이다.


7.이런 생매장 시도에 조진웅이 일체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건 아주 잘못된 해결책이다. 그런 시도에는 생매장당하지 않고, 맞서 일어나는 모습으로 우뚝 서야 한다.


8.그가 좋아했던 독립운동가들에 대해, 일제는 어떤 개인적 약점을 잡아 대의를 비틀고 생매장시키는 책략을 구사했다.


9.연예인은 대중 인기를 의식해야 하기에 어쩌면 가장 취약한 존재다. 남따라 돌던지는 우매함에 가세 말고, 현명하게 시시비비를 가리자. 도전과 좌절을 이겨내는 또하나의 인간상을 그에게서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