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계엄 1년 전부터 시작됐다"... 국군심리전단 병사, '오물 풍선 보복 유도' 대북전단 살포 폭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치밀한 사전 준비를 통해 이뤄졌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을 자극해 군사적 도발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3일 MBC의 보도에 따르면, 국군심리전단 출신 병사는 군 당국이 비상계엄 선포 1년여 전부터 직접 대북전단을 살포했으며, 이는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 사건과 연관성이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인사이트MBC


2024년 5월 28일 북한의 오물 풍선 260여 개가 광화문 정부청사와 전북 무주, 경남 거창 등에 떨어졌습니다.


당시 정부는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대해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맞대응"이라고만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군 당국이 직접 대북전단을 날려 보냈다는 내부 폭로가 나온 상황입니다.


국군심리전단 출신 병사 A씨는 "작전 지시를 처음 받았을 때 '어? 이거 해도 되는 건가' 이런 생각을 많이 했었다"며 "오물 풍선 날아오는 걸 보면서 '아, 이게 우리가 했던 것에 대한 보복이구나'라고 생각했다"고 증언했습니다.


경기도 파주시 운정동에서 발견된 대남 오물풍선 내용물. / 뉴스1 경기도 파주시 운정동에서 발견된 대남 오물풍선 내용물. / 뉴스1 


국군심리전단 병사들에 따르면 2023년 10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2달에 한두 번씩 대북전단을 보내는 작전을 수행했으며, 민간단체들이 대북전단 풍선을 부양한 날에 맞춰 진행했다고 털어놨습니다. 헌법재판소가 대북전단살포금지법을 위헌 결정한 직후부터 시작됐다는 것입니다.


특히 군인 신분을 감추기 위해 은밀하게 작전을 진행했다는 점이 주목됩니다.


A씨는 "작전을 할 때 군복이 아니라 흑복을 입고 작전을 한다. 2024년에는 지속적으로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비상계엄 선포 직전까지 하루에 최대 100개의 대북전단 풍선이 북한으로 넘어갔으며, 북한은 그때마다 각종 쓰레기를 담은 오물풍선으로 맞대응하며 위협했다고 합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 뉴스1윤석열 전 대통령 / 뉴스1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북한을 자극해 도발을 유도하고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켜 국가적 비상 상황을 조성하려고 했다고 결론내렸습니다.


평양과 원산 등에 무인기 18대를 보내고, 오물풍선을 빌미로 대공포 조준과 원점 타격까지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A씨는 "내가 했던 일이 '아 어쩌면 이 계엄을 위한 빌드업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었고, 정말 위험한 상황 속에 투입이 되었었구나 하는 어떤 배신감 같은 것도 든다"고 토로했습니다.


현재 국방부는 국군심리전단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조사에 나선 상황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북한에 "사과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도 자칫 종북몰이, 정치적 이념 대결의 소재가 되지 않을까 걱정돼 말을 못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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