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약속 장소에서 만난 70대 여성이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아 600만원을 인출한 상태였지만, 우연히 만난 거래 상대방이 경찰관이어서 피해를 모면한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휴직 중인 경찰관의 기지와 전문성이 발휘된 순간적 판단으로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YouTube '서울경찰'
지난 1일 서울경찰청 유튜브 채널 '서울경찰'에는 '중고거래에서 경찰관을 만났다?! 600만원 피해 모면한 사연!'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해당 영상에 따르면 강서경찰서 소속 30대 여성 경찰관 A씨는 지난달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을 통해 물품을 판매하기 위해 70대 여성 B씨와 서울 구로구의 한 주택가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A씨는 약속 시간에 맞춰 도착했지만 B씨는 15분이나 늦게 나타났습니다.
지각 이유를 묻자 B씨는 "강서경찰서에서 신분증이 도용됐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은행에서 돈을 인출해 놓으라고 해서 다녀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이 돈을 뽑으라고 지시했다는 B씨의 말을 들은 A씨는 즉시 보이스피싱 가능성을 의심했습니다. A씨가 구체적으로 상황을 확인하자 B씨는 "경찰이 돈을 인출해서 가지고 있으라고 했고, 아무에게도 말하면 안 된다고 했다"고 답했습니다.
YouTube '서울경찰'
이에 A씨는 자신이 현재 휴직 중이지만 강서경찰서 소속 경찰관임을 밝히며 "경찰은 절대 이런 방식으로 지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현장에서 곧바로 강서경찰서에 전화를 걸어 B씨의 휴대전화에 찍힌 번호가 실제 경찰 업무용 번호인지 확인했습니다.
확인 결과 해당 번호는 강서경찰서에 존재하지 않는 번호였습니다. 보이스피싱 범죄가 확실하다는 것이 밝혀진 순간이었습니다. A씨는 즉시 B씨를 인근 지구대로 안내해 피해 신고를 접수하도록 도왔습니다.
만약 A씨의 도움이 없었다면 B씨가 당할 뻔한 피해액은 최소 6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B씨가 집에 언제 도착하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하며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B씨는 "범죄자들이 제가 언제 집에 도착하는지 집요하게 물어봤다"며 "일반인을 만났다면 그냥 거래만 하고 집에 갔을 텐데 경찰관을 만난 덕분에 속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날 바로 집에 갔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상상하기도 싫다"며 A씨에게 깊은 감사를 표했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B씨의 집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YouTube '서울경찰'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는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경찰이나 금융기관을 사칭하며 돈을 인출하라고 지시하는 경우는 100% 보이스피싱이므로 즉시 112나 해당 기관에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경찰 관계자는 "진짜 경찰은 절대 전화로 돈을 인출하라고 지시하지 않는다"며 "의심스러운 전화를 받으면 반드시 공식 번호로 재확인하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라"고 당부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우연한 만남이 큰 피해를 막은 사례이지만, 평소 보이스피싱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습니다. 특히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 범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가족과 지역사회의 관심과 보호가 필요한 상황입니다.